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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8주차 아기 기르는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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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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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 보니 우리 애 기르는 얘기 해볼까 싶어섴ㅋㅋㅋㅋ



우리 애는 무던한 조부모와 부모의 피를 물려받고 태어났지만
....애는 애임

갓난아기는 어쩔 수가 없음
그냥 너무 작고 너무 어리고 너무 연약해서ㅠㅠ



가장 대표적으로 밥 얘기를 할까


밥을 먹이면 (나는 모유수유중임) 트림을 시켜줘야 해

애기들은 소화기관이 덜 발달해서 밥 먹을 때 같이 먹은 공기를 빼내주지 않으면 아주아주 힘들어 해
100일쯤 자랄 때까진 최소 30분은 등과 목을 세워서 공기가 빠져나가도록 안아 줘야 함

근데 우리 애는 엄청 잘 먹는 데 반해 소화기관이 좀 더 약한 편이라 한 시간 가까이 안아주고 달래주고 두드려줘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다시 수유해야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모유는 분유보다 먹기는 힘들고 소화는 빨라서 먹는 간격이 짧음ㅋㅋㅋㅋ)

그러고도 공기가 덜 빠졌다?
침대에 눕히고 5~10분 뒤에 애가 어디 찔린 것처럼 발작하듯 으아아아아악!!! 하고 날카롭게 울면서 온 얼굴을 시커멓게 찌푸리고 팔다리에 힘을 주며 뻣뻣하게 굳어서 울어
(이걸 배앓이라고 함)

안고 달래도 달래지지 않는 울음을 짧게는 30분 길게는 시간 단위로....
소화가 되어서 괜찮아지건, 애가 우는 동안 배에 가해진 압력 덕분에 트림이나 방귀가 나오건 할 때까지 그냥 필사적으로 죽을 듯이 울어


애도 애대로 힘들고 부모도 부모대로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르고 눈물을 흘리며 맘카페와 유튜브를 하염없이 검색하게 됨

근데 배앓이를 안 해도 힘듦



왜냐면....

애 낳고 작살난 몸과 갈라진 회음부를 가지고 소파에 앉은 채
애를 무릎 위에 얹어 두고 20분 30분 밥 먹이고
(애들은 먹다 힘들어서 중간중간 쉬면서 먹기도 해서 오래 걸릴 땐 진짜 오래 걸려. 50일쯤 되니 잘 먹는 날은 10분컷 가능함)

트림시킨다고 어깨에 머리 기대고 팔로 엉덩이와 등 받쳐러 30~40분 안아 두드리고

잠시 눕히려고 하면 으앙 우는 거 달래느라 20분 쓰고 나면

다시 밥 시간임




이게 첫 4~5주 동안 24시간 사이클로 돌아가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죽어버리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하드코어한 코스임
잠을 끊어잔다 치더라도 정도라는 게 있지 애는 품에 안겨서 트림하는 동안 30분씩 잔다 쳐도 엄마는 걔를 내려놔야 잘 수 있는 걸...
1시간반~ 2시간마다 30분~1시간씩 잘 수 있음



애 트림시킨다고 안았다가 그대로 소파에 기대서 꿈뻑꿈뻑 졸다가 애 몸 기울어지는 거에 놀라서 깨서 다시 고쳐안고 나면 회음부 꼬맨 자리도 아프고 계속 앉아 있는 엉덩이도 뭉개지는 느낌에 힘들어서 잠들지 못하고... 잠든 애를 안은 채로 일어나려니 무릎관절이 아프고...


우리 애는 40일이 지나고서야 밤잠을 4시간 자기 시작했음
4시간 자고 밥 먹고 3시간 자고 밥 먹고 2~3시간 자고 밥 먹고 나면 아침이야

...수유하느라 1시간씩 날아가는 거 생각하면 엄마의 수면상태가 어떤 꼴일지.. 계산 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인터넷에 수유텀을 잡아야 한다 어쩐다?
의미없다 ㄹㅇ.......
애 우는 거 달래고 무시해봤자 먹이는 중간에도 일이 터지는 걸ㅠ


먹다가 쉬하면 울어서 기저귀 갈아주고 다시 먹이고
먹다가 응아하면 씻기고 기저귀 갈아주고 나면 밥 생각 날아간 애 붙잡고 밥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먹여줘야 하고...
먹다가 큰소리 나서 놀라면 또 밥 끊어 먹어서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 애기들은 밥 먹는 동안 위장 등의 운동이 활발해져서 그때 변 보는 경우가 꽤 흔함ㅋㅋㅋㅋ)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애가 한번에 쭈욱 밥 먹기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애가 배부를 때까지의 식사 시간 자체가 1시간씩 걸리기도 함

그리고 나서 트림시키고... 그러면 또 2시간이 훌쩍



죽음의 행군임ㅋㅋㅋㅋㅋㅋ
아빠가 필사적으로 모든 빨래와 청소와 기타 집안일을 하고 + 새벽에 엄마가 밥 먹인 아가를 트림시키지만 일단 부모 둘이 모두 애기 칭얼거림에 화들짝 놀라 깨니까 편히 자지를 못해..



심지어 엄마 젖냄새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엄마는 더욱 힘겨워짐
아빠 품에서 잘 놀고 잘 자던 애가 울면서 엄마를 찾기 시작하니까...





근데 있잖아, 애가 너무 귀여움ㅠㅠㅠㅠㅠㅠ

50일 즈음해서 웃는 표정 근육을 쓰기 시작했거든
(지가 웃고 싶어서가 아니라 걍 표정 연습인 거 같긴 함ㅋㅋ)

배부를 때, 엄마가 트림시킨다고 들어 앉혀서 잠시 마주보고 노래 불러줄 때, 갓 시작한 초기 옹알이를 따라해 말해줄 때,
애가 눈을 마주치고 생긋 웃으면 너무 사랑스러워서 울 것 같아



옛날 어른들의 꼰대 같은 그 말들이 다 맞아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어 봐야 알고
육아는 정말 힘들지만 애 웃는 거 하나에 다 괜찮아져

내가 알던 세상에 새로운 축이 생긴 감각이야
2차원에 살던 내게 3차원이 젖어든 것 같아
도화지 위 화려한 색채를 보며 충분하다 여긴 나의 과거 위에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가 밀려온 거야






그런데 애기 우는 게 제일 귀여움ㅋㅋㅋ

얼굴이 다 구겨져서 으아아앙 하는 거 너무 귀여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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