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쯤 엄마가 지방 중소도시에 있는 땅을 샀어. 읍면리 소재지인 시골땅임
차익 보려고 산 땅은 당연히 아니었고
아빠 성격상 일 안하면 미쳐버리는데 그렇다고 남밑에서 사회성 좋게 빠릿빠릿하게 일할 스타일도 아니라
퇴직하면 귀농하고 맘껏 농사 짓고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살라고 사둔거였음.
그땐 찐으로 평당 몇만원짜리였어.
어떻게 그런 땅을 사게 됐냐고 하니까 그냥 아다리가 딱딱 떨어져서 사게 된거였대 자세한건 기억이 안난대
10년전에 갔을 때만 해도 진짜 아무것도 없었거든 돌멩이도 잡초도 제대로 안 솎아져 있는 맨흙땅 허허벌판 그자체였어.
강남 잠실 판교 이런데도 처음엔 허허벌판이었지만 거긴 몇십년전 서울(근교)이면서 허허벌판이었다면
여긴 서울에서 3시간 거리에 롯데타워 올라가기 시작한 2010년도에도 황무지였으니..ㅋㅋ
근데 신기하게 근 몇 년전부터 길이 나기 시작하더니
큰 도로가 나고 우리땅 있는 쪽이 무슨 특별마을같은 걸로 지정되면서 인프라가 이것저것 생겼어.
지난주에 시골 갔다 오는길에 새삼스럽게 너무 신기해서 엄마가 부동산 잘아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걸 사고 계속 쥐고 있을 생각을 했냐고 엄마한테 물어봤어.
사실은 땅 사고 좀 지나니까 그 땅 팔 생각 없냐고 부동산에서 한 번씩 연락이 오고 그러더래.
투자 목적으로 산 건 아니었어도 훨씬 값을 쳐서 팔아주겠다고 하니까 솔깃하기도 했고 어떨 땐 팔까? 싶기도 했대.
한 번은 진지하게 매매 생각을 해보겠다 마음을 먹고 서울 사는 삼촌한테 팔아도 될지 의견을 구했고 삼촌이 좀 보고 연락주겠다고 했대.
삼촌이 2~3일 뒤에 연락 와서는 거기 10년 뒤에 길 나니까 절대로 팔지 말라고 팔면 안된다고 하더래.
어떻게 그걸 아냐고 하니까 지도 보니까 그쪽으로 길이 날거 같다고 하더래.
반신반의하면서도 안 팔아도 그만이니까하는 마음으로 그 말 듣고 냅뒀는데
딱 정확히! 10년 뒤에 도로 공사를 하고 큰길이 나기 시작함 ㄷㄷ
우리 삼촌 서울대 나와서 똑똑하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이긴 하지만 부동산에 관심 많고 이런 분 전혀 아니거든.
부동산 마이다스의 손이기는 커녕 강남 30평대 아파트 6억에 팔았던 아픈 역사가 있는 분임ㅠㅠ
고오급 기밀 정보를 받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저렇게 길 날거라고 예상한게 너무 신기하더라고. 엄마도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고 닭살 돋는대.
지도 같은 걸 보고도 대략적으로 예상하는게 가능한 거야? 공부하면 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촉? 감?
원래 좀 이런 쪽으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