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언니랑 나는 동종업계 종사자임. 회사는 다르지만 업무는 거의 똑같음. 언니는 나보다 2년 일찍 시작.
우리 업무가 특정 학과를 나와야 할 수 있는 건데 내가 그 학과를 선택한 게 거의 80%는 언니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음.
사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반은 언니가 만들었지^^;;;
하여간 대학교 다닐 때도 전공이 같다 보니까 이래저래 언니가 가르쳐 준게 많음. 이미 입학할 때부터 다른 동기들보다 내가 더 아는 게 많았음.
동기들은 와 원덬이는 같은 전공 있는 언니 있어서 좋겠다~~ 이러고 나도 처음에는 으쓱으쓱 하면서 다녔는데 어느새 그게 스트레스가 됨.
나는 언니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가 싶은 생각도 가끔 들고. 지금 내가 이 일을 시작한 지 4년차인데 그럼 언니는 6년차가 되잖아? 영원히 나보다 잘 할 수밖에 없음^^
내가 막 혼자서 뭘 하고 있다가 막히면 언니한테 물어봐. 처음에는 잘 가르쳐 줘. 그다음에는 이게 왜 필요한지를 물어봄. 내가 이러저러해서 물어봤다 이러면 전체적으로 다 간섭을 하기 시작함.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저건 저렇게 하면 안 되고......... 근데 제일 열받는건 그게 맞는 말이라는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
업무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몇 개 있는데 나는 A라는 프로그램을 작년에 한번 썼고 올해도 쓰려고 했음. 작년에는 시행착오가 있어서 100% 활용을 잘 못한 것 같아 올해는 좀 더 잘 써봐야지 하고 있었음.
언니는 B라는 프로그램을 3년째 쓰고 있음. 작년에는 어떻게 활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잘 활용해 주셔서 고맙다고 프로그램 제작사에서 선물도 보내주더라. 언니가 나한테 올해는 A 쓰지 말고 B 쓰라고 함. 그러면서 나한테 B에 무슨무슨 기능이 있는지 보여주는데 좀 괜찮아 보였음.
오늘 쉬는날이라 집에서 혼자 B로 이것저것 해 보는데 시발.... A보다 훨씬 나은거^^ 내가 작년에 A 쓰면서 겪었던 모든 문제들 B로는 아무런 문제도 안 됨......
올해 업무계획서 수정했어. A 안 쓰고 B 쓰겠다고...... 그러다가 숨이 턱 막히더라. 나나 언니 둘 중에 한 명이 이 업무 때려치기 전까지는 영원히 이게 계속되겠지?
항상 내 생각이 언니 생각보다 짧아. 경험의 문제라서 이건 뭐 내가 어쩐다고 될 일이 아님.
그러면 그냥 아 언니가 항상 옳습니다^^ 저보다 언니가 늘 낫습니다! 하고 조언을 구하고 롤모델로 삼고 이러면 될텐데 그럴 수가 없음.
어떻게든 한번 이겨먹어 보겠다고 내가 언니보다 좀 잘 아는게 나온다 싶으면 엄청 허세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중에 자취방에 와서 폭풍자괴감.....
가끔 언니랑 똑같은 전공을 선택한 게 후회가 많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