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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요양병원덬 어르신들이 너무 귀여웠던 어버이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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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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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내 이틀 쉬고 풀 근무라 작정을 하고 날을 좀 잡았던 요양병원 근무덬임.

아무리 면회 제한이라도 어버이날은 어버이날이라

어르신들은 은근히 기대하는게 있어서 이번엔 영상통화들을 다 시켜드렸어.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영상통화 하려면 우리 어르신들 그래도 꽃단장은 시켜드려야 할거 같아서 오지랖을 좀 발휘함.


병원 바리깡이 고장이라 미리 사비 털어서 산 바리깡에 미용가위, 집게핀, 미용포에

이번엔 드디어 머리카락 털어드릴 스펀지까지 풀세트를 갖췄음.

한마디로 부족한 솜씨를 장비빨로 채웠음.

그리고 하루에 서너명씩 선착순으로 할무니 할아부지들 미용 시켜드리고 이발 시켜드렸어 ㅋㅋㅋ

이번엔 한술 더 떠서 눈썹 정리도 해드리고 콧털 정리도 해드림.

어르신들 많이 접하는 덬들은 알겠지만 할무니 할아버지들 의외로 눈썹이 진짜 신선처럼 길어서 그게 눈을 찌르기도 한다는.

그래서 할아버지들은 길이 쳐드리고 할머니들은 나름 라인도 잡아서 깎아드렸다 ㅋㅋㅋ


오래 누워있는 어른들은 뒷머리 짧게 스포츠형으로 자르고 옆은 길게

거동 하는 어른들은 단발에 숏컷에

이제 머리 좀 해봤다고 나름 층내는 기술, 뒷머리 반상고 치는 기술도 생김!


나이트 마치고 아침에 탱탱 부어서 머리 깎아드리니 우리 이쁜 어르신들 졸린 와중에도 목 숙여주고 고개 돌려주고

그놈의 코로롱만 아니면 뽀뽀 백만번 해드리고 싶었음.

우리 어르신들 좀 이쁨.


그러고 또 일하고 다니는데 할무니 한분이 뒤에서 가만히 오시더니 갑자기 내 주머니에 손을 쑥 넣었다가는 도망가시는거.

나중에 보니까 박하사탕 두알 들어있더라 ㅋㅋㅋ

할무니 한분은 평소에 오지도 않던 스테이션 옆에 오도카니 앉아계시길래 뭔가 했더니

진짜 부끄부끄 하면서 캬라멜 한봉지를 주시는거.

그 할무니 아들이 일주일에 한번 간식으로 캬라멜 한봉지 딱 갖다주는거 알아서 그게 얼마나 귀한 간식인지 알거든.

근데 그걸 뜯지도 않고 뒀다가 한봉지 그대로 주시는거라..

안받으면 울거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시길래 그거 받는 대신 밤에 간식으로 먹을려고 가져갔던 프레첼 한봉지랑 상투과자 한봉지 할머니 앵겨드렸다.

나도 울거라고 협박하면서 ㅋㅋㅋㅋ


머리 깎아서 기분 좋다고 평소에는 간식만 먹으면서 그날은 밥 한그릇 다 먹겠다고 공약 날리는 할아버지

볼때마다 니가 최고라고 엄치척 해주는 어르신들

미용실 차리라고 엄지척 해주는 어르신들

이 맛에 피곤해도 이 짓을 멈출수가 없음.

병원 복지사가 우리병동 어르신들 머리가 젤 단정하대서 더 뿌듯했어 ㅋㅋㅋ


할무니 한분은 머리 깎는 박사라고 막 치켜세워주길래

아직 박사는 되려면 멀었고 이제 국민학교 들어가서 졸업할랑 말랑 한다니까 그게 또 웃기다고 신나게 웃어주시더라.

내 몹쓸 개그에 웃어주는 우리어르신 역시 최고 👍

어른 한분 머리 해드릴때마다 이쁘다 이쁘다 했더니

그 옆에서 자기가 더 예쁘다고 으쓱하던 할머니도 너무 귀여워.

우리 어르신들은 아무래도 전생에 덕이랑 복을 많이 쌓으신게 틀림 없다.

그러니 말도 너무 이쁘게 하시지 ㅠㅠㅠㅠㅠ


정작 어버이날 당일은 쉬는 날이라 쉬고 출근 했더니 오랜만에 영통한 보호자분들이 어르신들 단정하고 이뻐졌다고 좋아들 하셨다고 해서 더 좋았다.

얼른 이 시국 끝나고 우리 어른들 가족들 좀 마음껏 만났으면 좋겠어.

나도 병원 밖에서는 보호자 입장이라 면회 못해서 답답한 그 마음 더 이해가기도 하고 그렇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귀엽지?

뿌듯해하는 그 표정들 진짜 봤어야해.

이번에 사진 진짜 열심히 찍어놨다 ㅋㅋㅋㅋㅋ


마무리를 어케 해야할지 모르겠는 혼자만 귀여웠을수도 있는 어버이날 후기임ㅋㅋㅋ

흐흐흐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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