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연평도 사건이 터지던 당시 최전방에서 군생활 했던 후기 - 3 (진짜 마지막)
883 7
2021.01.16 18:42
883 7

문득 까먹고 있다가 마지막편 얼른 써야겠다 싶어서 올려봐

1편 주소는 2편에 있으니 궁금하면 가서!

그리고 다음에 하나 더 어이없는 군대생활 후기 하나 더 올릴게 (이건 쉬는때 해가지고..)

2편 : https://theqoo.net/1805176203



음 일단 초소라는 곳을 왔어. 여기를 설명해주자면 민통선이 있고 거기를 관리하는 병사들이

지내는 곳을 초소라고 해. 여기는 그렇게 인원이 많이 있지가 않아서 급식같은데가 일반 부대보다 맛있어.

나도 제일 기억에 남는게 여기선 급식 먹는거밖에 없었음

어쨌거나 거기서 내가 먹고 자고 하면서 순찰을 도는걸 했기 때문에 더블백에 이것저것 넣어서 왔는데

소개를 딱 하다가 갑자기 간부분이 '자 너희들도 알겠지만 지금 연평도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안에서 잘수가 없다.'

이러는거야. 순간 '그럼 설마?' 싶었지. 설마가 사람 제대로 잡더라

나보고 간부가 갑자기 '너 침낭 가지고 있지?' 그러길래 네 했더니 우리 다 밖에서 잘거기 때문에 밖에서

침낭펴고 자면 된다 이러는거야. 순간 아찔했음. 앞에도 말했다시피 최전방 근처는 초겨울이건 겨울이건 그냥 춥기때문에

밖에서 자는거 자체가 헬임. 근데 침낭 펴놓고 들어가서 자라니 세상에..

근데 어쩔수가 없으니까 일단 밖에서 나도 자기로 함. 그나마 난 파견나왔다고 호같은데로 배정해주긴 했는데

그래도 바깥이다 보니 오지게 추웠음. 그리고 새벽부터 순찰을 나가야 했기 떄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눈 비비고 똑같은곳을

계속 도는데 갑자기 어느 지점쯤 간부가 잠깐 멈춰보라 하는거야.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기가 어딘지 알아?' 그러는거임. 그래서 모르겠다고 하니까 저기가 북한군 초소라고. 망원경 끼면 북한군들 있는게 보인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거야. 안그래도 이시국에? 싶어서 아 네 하고 그냥 순찰 돌았는데 그렇게 다행이도 하루인가 이틀 더

밖에서 자고 결국은 안에서 다들 잠잤었음. 당연히 그 사이에 휴가는 싹 다 통제.

난 우리가 최전방에 있어서 우리만 되게 심각했던 사안인줄 알고 아는 지인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가족도 그렇고 아는형들 친구들 다 말하는게 여기도 지금 분위기 장난 아니라고 그러드라. 난 그냥 무감각할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그렇게 12월 말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그해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남.

마무리가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어쨌거나 참 파란만장한 군생활이었음. 군 말년때에는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서 혹시 또

국지도발 터지는거 아니냐고 나 전역도 얼마 안남았는데 이러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었고

생각해보니 천안함 연평도 김정일 사망 다 겪었었네.. 그게 벌써 10년, 11년 전이기도 하고.

반응 괜찮으면 위에 쓴거처럼 어이없던 군대 파견 썰 하나 더 품. 이거처럼 막 급박한 상황은 아니고 되게 어이없던 후기.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티르티르] 티르 패밀리 세일 & 1억 1천만 원 상당의 초호화 경품 이벤트(+댓글 이벤트까지!) 206 06.21 29,75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33,44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208,54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82,05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2,907,5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159 그외 어쩌다 태어나 힘들게 지내야하는지 모르겠는 중기 1 02:24 194
179158 그외 매복사랑니 발치후기 02:23 55
179157 그외 가장 잘 나가는 아파트가 어디야? 초기 4 00:43 535
179156 그외 정신과약 5년째인데 차도가 없는 후기 4 06.22 578
179155 그외 오늘 덬들 습했는 지 궁금한 초기 15 06.22 499
179154 그외 미용실 as요청해본 덬들…. 4 06.22 735
179153 그외 누우면 허벅지 바깥쪽이 저리는 중기(허리디스크 덬들에게 질문하고 싶어) 1 06.22 401
179152 그외 심장에 기능적인 문제는 없는데 안좋아서 한의원 치료받았던 경험있는지 묻는 중기 2 06.22 223
179151 그외 아빠랑 못 살겠는 중기 12 06.22 870
179150 그외 골프에서 머리 올려줬다는 표현이 넘 싫은 후기 11 06.22 1,188
179149 그외 우리 아빠가 건강하게 병원을 나와서 나랑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중기 17 06.22 550
179148 그외 피카소가 질투했다는 화가 베르나르 뷔페 전시회 후기 1 06.22 397
179147 그외 어렸을때 순풍산부인과 보면서 박영규 맨날 욕했는데 내가 박영규같이 커서 심란한 후기..... 3 06.22 1,146
179146 그외 젊은 유방암환자로 긍정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후기 4 06.22 670
179145 그외 이토준지 전시회 후기 06.22 255
179144 그외 사주는 괜찮은데 이름이 안 좋아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은 후기 5 06.22 477
179143 그외 112에 중학생들 신고한 후기 4 06.22 1,512
179142 그외 난 뭘 해도 잘할 사람이 아닌것같은 후기 2 06.22 508
179141 그외 드로잉카페 후기가 듣고 싶은 초기 4 06.22 633
179140 그외 몸이 이제 마라를 거부하는 단계에 온 중기.... 2 06.22 1,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