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번역을 끝낸 것 자체는 추석 연휴때 이미 다 마무리했고 내돌카테에 마지막 거를 다 올린 건 어제지만 후기는 오늘 씀
계기
1. 내돌이 NHK에서 여러 장인?들과 대담을 한 내용이 책으로 엮여서 나왔는데 작년에 앨범 살 때 이것도 같이 받음. 그런데 받고 나니 읽을 수가 없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 책장 구석에 처박아둠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음
2. 제이돌덕질을 하다 보니 일본어가 늘긴 느는데 이걸 어디다 써먹지 생각해 보니 언어시험 점수라도 따 놓으면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쓸 게 있겠지 싶어서 JLPT 공부를 시작하기로 함 일본어 원서를 읽으면 당연히 공부에 도움이 되겠지 생각함
3. 중학교때 장래희망이 번역가였음ㅋ 책 읽는 걸 하루종일 할 수 있다니!! 내가 아이디어를 안 짜내도 책을 새로 쓰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다니!! 그걸로 돈도 벌 수 있다니!! 집에 틀어박혀 일할 수 있다니!! 모든 조건이 다 나와 맞다고 생각했음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집에 형제가 많으니 너 하나한테 그런 돈 많이 드는+대학 졸업 후 일자리가 불명확한 공부는 시켜줄 수가 없다는 부모님의 단호박 돋는 발언으로 빠른 포기 및 취업 잘 되는 대학+학과 진학. 뭐 결론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크게 안 맞는 일이 아니어서 부모님의 선택이 나쁘다고는 볼 수 없음.
그래서 여름부터 시작했던 180페이지짜리 책 번역 작업이 약 3개월만에 끝남.
번역 과정
1. 읽어본다. 머릿속으로 읽으면 어엿한 더쿠답게 모든 문장이 내 담당의 목소리로 재생됨. 자ㅋ동ㅋ번ㅋ역ㅋ
2. 대충 타이핑해 본다. 중간에 모르는 한자는 네이버 사전으로 검색. 필기입력기 사랑합니다 필기입력기가 없었으면 첫페이지부터 포기했음
3. 한국어답게 정리한다. 문장 정리가 안되면 재팬방이나 내돌카테에 질문 또는 네이버 번역기나 구글번역기의 도움 받음. 모두 사랑합니다
4. 폰트 정리 및 줄맞추기. 나눔글꼴 사랑합니다
어려웠던 점
1. 한자.... 모르는 한자가 너무 많다...... 그래도 네이버 사전 필기입력기로 어느 정도 극복함. 획수 많은 한자 모를 때는 내 자신을 매우 치고 싶었음...ㅜㅜ
2. 표준어는 적당히 번역기 돌리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있는데 칸사이벤..... 벚나무 관리하시는 할아버지와의 대담 편에서 할아버지가 칸사이벤 엄청 쓰시는 바람에 진짜 징징대며 번역함. 그런데 사실 내용은 그 편이 제일 좋았음
3. 내가 한국어를 진짜 못한다는 것을 깨달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라는 건지는 알겠는데 도통 쉽게 한국어로 정리가 안 됨...ㅜㅜ 일본어고 뭐고 한국어 공부부터 해야 할 판
즐거웠던+좋았던 점
1. 점점 숙달이 되어서 속도가 빨라지는 게 느껴짐.
2. 돈 안 받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내가! 스스로! 내 의지로! 생산적인 일을!
3. 내 담당이 점점 좋아짐. 손나 얼굴도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하고 작곡작사도 다 하는데 거기다가 멘탈도 미남이여.... 말도 잘해...... 하.... 진짜 입덬한거 사후에도 후회하지 않는다
4. 카테 더쿠들이 잘 읽었다고 댓글 달아주는 거 보는게 너무 신남. 역시 그 아이돌에 그 더쿠들....♡ 어쩜 하나도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주지?
5. 중학교 때 내 스스로 정했던 나의 진로가 나와 꼭 맞다는 것을 1n년이 지나서야 확인함. 지금 알아서 이걸 뭐 어쩌겠냐마는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의 전망
1. 그런데 정작 JLPT 공부는 8월 이후 내팽개치고 있는게 함정..... 다시 시작하겠습니다ㅜㅜ
2. 한 권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긴 하는데 일단 지금은 아님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