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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딱 한번만 커뮤를 일기장으로 쓰고 싶은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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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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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괴롭힘을 당한 사람의 글을 봤다
피해자만 항상 기억에 고통스러워해야 하는게 너무 좆같다
나는 마음 속에 억울함이 많은 사람인가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누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면 눈물부터 나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너무 좋아서 나도 남들에게 따뜻한 말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 속에 억울한 게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랬던 거였나?
다 괜찮아진 것 같아도 마음 속에 한번 진 응어리는 그냥 풀 수 없이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 같다
괜찮아진 줄 알았고 걔네들 앞에 서면 내가 떳떳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이젠 걔네랑 동등한 위치에 서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럼 다 괜찮아진 거지 나 괜찮아진 거지 생각했는데
사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안괜찮은 거였다
억울하고 분하고 슬프고 서러워서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얼굴에 교과서 모서리를 맞고 모두가 그걸 보면서 깔깔대고
문자로 따돌림당하는 애 말 아무도 안 믿어준다는 말을 들었어야 했는지
선생님은 왜 그것도 모르고 예전에 친구였지만 지금은 날 괴롭히던 애가 무리에서 틀어지니까
걔를 잘 부탁한다고 했던 건지
내가 몇년동안 혼자 좋아한 걸 알면서 딱 하루 사귀고 차고 나서 나한테 말하기도 했다
걔도 열등감이었던 걸까 차라리 그랬으면 이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신같이
신경쓴다는 게, 의식한다는 게 이미 난 괜찮지 않은 거라는 걸 오늘 알았다
지금 약간 열세살로 돌아간 것 같다
10년도 넘게 지났는데
그 동안 그 느낌이 안 살아나서 잊은 줄 알았는데 그냥 잊은 척 한 거였다
절대 안지워지는 상처였다니 좀 충격이다
10년동안 한 노력이 전부 다 물거품이 된 느낌 그렇게 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괜찮아질거야
그래야만 한다 날 괴롭혔던 걔네는 십년에 한번도 내 생각 안할 테니까 아니 평생 안할테니까
너무 좆같다 상처는 나만 받았는데 묻는 것도 나 혼자 해야 한다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억울하다 억울해서 소리지르고 싶다
그래도 해야한다
안그러면 다치고 망가지는 건 나 하나기 때문에
나는 다시는.... 그 애들한테 휘둘리고 싶지 않다 감정적으로
걔들을 여전히 내 인생에서 그렇게 큰 존재로 남겨두고 싶지가 않다
걔네가 망했다고 해도 그럴 줄 알았다는 한마디 남기고 돌아서서 내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노력할 거고
흉터는 지울 수 없는 거겠지만
어떻게 하면 정말, 흉터를 흉터로만 남겨두고 살 수 있는 걸까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것 같다 맨날 스스로 가스라이팅하는 성격, 남한테 맞춰주려고만 하는 저자세에 사람 못 믿으면서 사람한테 사랑받고만 싶어하고 그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무색무취의 사람으로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
다 박박 지워버리고 싶은데 안된다
너무 답답하다 뭔가 이걸 리셋 할 수 있다면 리셋해버리고 싶다
매일 내일은 다른 사람이 될 거라고 다짐하고 그렇게 못한다
내일은 진짜 그렇게 할 거야
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하고 다 하고 살 거야
억울하게 안 살아야지 눈치 안봐야지 내 할 말 다 하고 살아야지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날 덜 싫어할까봐 행동하는 스스로가 싫다
모든 게 내 잘못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까지 떠안지 말자 나는 그만큼 모자라고 쓸모없는 사람이 아닐거야
서러운 마음을 가지고 사는 건 진짜 힘든 일인데 가장 큰 이유는 자기연민에 빠지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불쌍해, 난 정말 불쌍한 사람이야
그런 생각하기 싫어서
마음 한 구석에 그런 마음 숨겨두기 싫어서 자기 불행에 빠져서 다른 사람 못 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자기 연민 하기 싫다
근데 하게 된다
하지 말자 진짜
나는 불쌍한 사람 아니고 이해받아야 되는 사람 아니고 아픈 사람 아니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딱 평범한 사람이다 상처가 있지만 가볍게 생각할 거다 그냥 무릎 까진 상처 정도
모두가 다 달고 사는 달리다가 넘어진 상처 정도로
걔네들을 넘겨버리고 싶다 그렇게 할 거다
다시 달려야지 좋은 친구들이 있고 내가 잘되길 바라는 내가 있고 엄마가 있으니까
오늘까지만 힘들고 오늘까지만 그 때 열세살 멍하니 죽고싶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을 기억하고
내일부터는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는 조금 더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람이 되자
더는 억울해하기 싫다
터트리는 폭탄 잔해에 내가 상처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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