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육아 백일 해본후기
4,654 22
2020.06.02 17:32
4,654 22
*주관적임 주의


1. 나는 임신출산이 그다지 힘든편은 아니었음. 입덧도 거의 안하다시피했고 검진외에는 병원갈 일도 없었음. 그나마 약한 차멀미 정도로 어지럽고 입맛없는 정도? 일상생활하는데 별 지장 없었음

2. 출산은 딱히 자연분만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었고 무엇보다 애 둘을 모두 제왕절개해 낳은 우리 엄마가 수술 예찬론자여서 별 고민없이 선택제왕을 했음 다행히(?) 아기머리가 커서 병원에서도 딱히 말리지 않음
그래서인지 출산의 고통이라는 거 딱히 모르겠고 통증이라고는 예전에 십자인대 파열됐을때가 100배는 더 아팠음

3. 본격적으로 몸이 망가진다 싶은건 임신도 출산도 아니고 육아인 것 같음; 연예인들이 출산한지 한달도 안돼서 너무 멋진모습으로 복귀하는 거 보고 신기하다 싶었는데 사실 일반인도 육아 직접 하지않고 관리 열심히 받는다면 대부분 원래대로 돌아갈 것 같음
애낳고 몸이 나빠졌다, 살이 쪘다, 체형이 변했다 등은 다는아니어도 대부분 육아때문인 경우가 많을듯

참고로 몸쓰는일하는 우리남편도 출산휴가내고 열흘동안 집에서 애보는 동안 삼일만에 손목에 보호대 차고 복대 했음 ㅠㅠ

4. 개인적인 힘듦체감도는 출산<<<<<<임신<<<<<<<넘사벽<<<육아 인것같음 ㅠㅠ
우리아기는 엄청 순하지도 그렇다고 엄청 까다롭지도 않은 그냥 보통아기인 것 같은데 솔직히 생후 50일까지는 매일 죽고싶다 후회된다는 생각만 들었음 산후우울감 때문도 있고.(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아예 못한것도 한몫)

5. 50일까지의 가장 큰 고통의 이유는 밤잠을 못자는 것
아기가 아직 낮밤을 구분 못 해서 그냥 뜬눈으로 최소 새벽3시까지 밤을 새는데 그렇다고 낮잠을 잘 자는것도 아님
결국 남편이랑 교대로 봄(같이보면 둘다 잠 못자므로)
왜 사람을 고문할때 잠을 안 재우는지 이때 깨달음

그래도 50일이 지나면 훨씬 나아지는데 일단 아기가 밤낮을 구분하면서 밤잠이라는걸 자게 되고(물론 그래도 중간에 한두번 깨서 우유를 줘야함;;;)
신생아 때는 그저 울거나 자기만 하던 아기가 이때부터는 깨서 웃고 노는 시간이 생기면서 좀 사람같아짐
노는시간에는 밥도먹고 화장실도 갈 수 있어서 삶의 질이 아주 조금 나아짐

그리고 또 하나 힘든점은
애가 보기 때문에 아무리 머리끝까지 화가 나거나
죽고싶을만큼 우울한 일이 있어도 티를 못낸다는것?
당장 속이 뒤집혀죽을 것 같아도 아기한테는 웃으면서 동요를 불러줘야하는데 이게 상당한 감정노동임
그래도 툭하면 나한테 화풀이하던 부모님땜에 상처받았던 거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지...

6. 인터넷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보이는 소위 진상부모들
대체 저들은 어째서 저렇게 이기심 끝판왕이고 세상의 중심이 자신일까 예전에는 너무 이해가 안되고 이상했었음
그런데 내가 직접 애를 키워보니 (물론 그들의 행동이 옳다는 게 아니고, 당한 사람들이 이해해 줘야한다는 소리 아니고) 살면서 두번 겪기 힘든 힘든 경험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보상심리가 생길수도 있겠단 생각이 듦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나를 세상 사람들은 마땅히 이해하고 배려해줘야해! 라는 마인드가 생기는거지

여기에 온라인에서는 별로 안그렇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사실 임산부나 아이 동반한 엄마들 많이 배려해주기도 함
뭘 먹으러 가도 선택권 주고 가끔 서비스 주는 식당도 있고;
게다가 요샌 저출산 심각하니 나라에서도 이런저런 혜택 많잖아?
그러다보니 일부 사람들은 그런 특혜를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음
솔직히 나만해도 임신+출산후 백일정도 약 일년동안 주변에서 당연하게 우대해 주던 것들(무거운것 못들게 하기, 음식 선택권 주기, 어딜가나 관심의 중심이 되기;;)이 사라지니까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 정도더라고;;;

7. 다시 태어나면 딩크로 살아보고 싶음
결혼한 건 후회 안 하지만
다음 생에는 육아 안하고 편하게 살아보고 싶어 ㅠㅠ
(아기가 예쁜것과는 별개임)
근데 아기 돌 넘은 엄마들은 대부분 다시태어나도 울 아기 못보면 안된다고 하는 걸로 봐서 난 아직 얼마 안돼서 그럴지도..


암튼 식상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주저리 써봤음
목록 스크랩 (0)
댓글 2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5.04 64,119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90,90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42,49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300,9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85,47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813,891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856 그외 애기는 엄마 예쁘다고 하는데 주변에선 애기가 싫어한다고 말하는 중기 18 05.08 1,122
178855 그외 서른 넘었는데 자리 못잡아서 어버이날 초라한 중기 8 05.08 1,046
178854 그외 어버이날 부모 선물 고르면서 신나는 자식들 부러운 후기 4 05.08 596
178853 그외 삶에 만족한다는 말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 궁금한 중기 7 05.08 401
178852 그외 헤어라인 왁싱 레이저 궁금한 후기! 05.08 72
178851 그외 지금 삶에 만족하는데 왜 우울증상이 있는지 궁금한 중기 13 05.08 1,022
178850 그외 학원 등록에 도움 구하는 중기 05.08 106
178849 그외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기 피곤한 초기 7 05.08 678
178848 그외 긴 여행이 나를 찾는데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한 초기 18 05.08 1,085
178847 그외 나도 어버이날주제 내가 신경써야하는건지 궁금한 중기 11 05.08 819
178846 그외 부모님한테 차별받는거 서른넘어도 서러운 후기 8 05.08 1,001
178845 그외 남편보고 우리 부모님한테 어버이날 연락드리라고 요구해도 되는 부분일까? 20 05.08 2,021
178844 그외 매년 어버이날마다 싸우는 가정 흔한지 궁금한 초기 8 05.08 1,001
178843 그외 가봤던 동남아 여행지 중 가장 좋았던 곳 추천받고싶은 초기 32 05.08 918
178842 그외 안경안쓰고 다니던 덬 라섹 한달 후기 4 05.08 536
178841 그외 뭐든 피터지게 예약해야 하는거 너무 지겹고 귀찮고 포기하게 되는 중기 23 05.08 1,641
178840 그외 무월경이 지속돼서 걱정되는 중기.. 12 05.08 1,001
178839 그외 줄이어폰 장단점 후기 5 05.08 489
178838 그외 생에 처음....^^ 으로 스케일링 받은 후기 (사진 주의) 5 05.08 1,306
178837 음식 성심당 망고시루 후기 13 05.08 2,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