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구리다. 전체적인 내용은 무슨 고등학교 때 읽었던 영웅 설화 같은 느낌인데 거기에다가 막장 반전을 왈칵 부어버렸다. 진짜 충격적이었다면 말을 안 했을 텐데 앞에서 어설프게 깔아놓은 복선도 너무 많아서 중간부턴 누구나가 "아- 이게 그거네." 하면서 보게 되는, 극 안에서는 인물들이 피똥싸게 고생하는데 관객의 입장에선 별로 공감도 안 가고 슬프지도 않고..
연출은 내가 보기에 정말 좋았던 연출도 있는 반면에 너무 구리고 어설퍼서 자리 박차고 나가고 싶게 만드는 연출도 있었다. 좋았던 연출보다는 안 좋았던 연출이 더 많았다. 정정한다. 훨씬 많았다. 무협 액션은 촌스럽고, 어색했고. 딴에 무협이라고 인물들이 펄펄 날아다니는데 이질감이 드는 장면도 너무 많았다.
무협은 책이나 만화책으로 봐야지, 영화로 나오는 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아예 의천도룡기처럼 과장해서 연출을 하던지(이것도 이상하다고 싫어하는 사람 무척 많지만);; 날아다니는 것 자체가 판타지인데 미묘한 부분에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니까 이도저도 아닌 느낌.
김고은, 이준호는 한 컷에 같이 안 붙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고, 전도연은 사극에 진짜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는데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나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병헌은 스크린 안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감. 진짜 하드캐리라고 해도 될 정도로 혼자서 영화 전체를 끌고 간다.
참.. 나도 처음엔 '쟤 하나 때문에 영화 일정도 밀리고.. 진짜 민폐다, 민폐.'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화 중간에 나오는 그의 널찍한 등빨에 남자인데도 백허그의 충동을 느꼈다. 인성은 쓰레기일지 몰라도 배우로서는 흠 잡을 곳 없는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