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
거기서 뭘 하고 있지.
무르
난로가 따뜻하니까, 고양이처럼 동그랗게 됐어!
오즈
......고양이.
무르
응. 나는 이 성에서 기르는 고양이야!
이름은 무르! 야-옹!
무르
고양이는 주인을 엄청 좋아하니까, 이렇게 어리광을 부려!
야옹, 나 쓰다듬어줘!
오즈
............
무르
쓰다듬어 주지 않을 거야?
그럼 무릎에 올라가도 돼?
고양이는 무릎 위에서 낮잠자는 걸 엄청 좋아해!
오즈
고양이는 순진하고 무구한 동물이지만, 너는 고양이가 아니다.
그저 향락주의인 서쪽의 마법사다.
무르
그럼 진짜 고양이로 변신할래.
그러면 머리랑 어깨에 올라가도 돼?
오즈
거절한다.
지금 당장 나에게서 떨어져라.
무르
현자님은, 내가 고양이로 변신하면, 심하게 쓰다듬어줬어!
엄청나게 기쁜 것 같았어!
무르
아니면, 오즈는 강아지 파?
그럼 강아지로 변할까?
무르
보통 강아지와 다른 강아지라면 어느 쪽이 좋아?
오즈가 생각하는 보통이란 건 뭐야?
다르다는 건 어떤 거야?
오즈
......변하지 않아도 된다.
그 이상 시끄럽게 해서, 다른 사람이 일어나면 귀찮다.
무르
우-, 역시 재미없어!
작은 아서는 그렇게 귀여워했으면서.
오즈
......
작은 아서라는 건.
무르
그대로의 의미.
조그맣고 개구쟁이고 명랑했던 어린 아서.
무르
오즈는 작은 아서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구나!
오즈
어째서 네가 어린 아서의 모습을 알고 있지.
무르
잠결에 마법을 썼더니, 난로의 기억이 보여버렸어!
화났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오즈
............
난로의 기억, 인가......
이 성에서의 일을, 네가 봤다는 건가.
무르
맞아! 오즈도 작은 아서도, 매일 여기서 얘기했어.
둘 다, 엄청 행복해보여!
무르
게다가 오즈는 걱정이 많아!
아서가 화상을 입지 않도록, 난로의 불에는 손을 뻗지 못하게 결계를 쳤네.
오즈
그 이상은 됐다.
실없는 소리를 할 뿐이라면, 나에게는 들을 의리도 관심도 없다.
무르
일기를 쓰는 아서의 모습도 보였어!
가끔 쓰는 도중에 잠들어서, 오즈가 안아서 침실에 옮겼어.
무르
아서는 웃거나, 화내거나, 토라지거나, 울거나,
항상 바쁘게 표정을 바꿨네!
무르
오즈는 곤란한 표정이 많았지만,
아서를 보는 눈은 다정했어.
오즈
그런가.
아무래도 너는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것 같군.
무르
와-! 오즈가 화났어!
왜? 어째서?
반짝반짝했던 추억이니까 독점하고 싶은 거야?
무르
맞다, 아서나 현자님에게도 이 얘기 해도 돼?
오즈
............
손을 내라, 사탕을 주지.
무르
와-아!
반짝반짝해서 별 같아!
오즈
이 얘기는 이걸로 끝이다.
됐나?
무르
오케이, 입막음이네!
현자님 세계 식으로 말하면, 입에 지퍼!
무르
야-옹, 이 사탕 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