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7년 동안 방치된걸 욕먹는거 각오하고 뚫고 있는거임.
미프진 국내 도입 — 종합 정리
1. 미프진이란
성분명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여기에 미소프로스톨을 순차 복용해 임신을 중지시키는 먹는 약(국내 상품명 '미프지미소정').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가된 이후 미국·프랑스·일본 등 100여 개국에서 쓰이고 있고, WHO는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해둔 상태. 수술 없이 임신 초기(보통 9~12주 이내)에 약만으로 임신을 중지할 수 있다는 게 핵심.
2. 왜 한국만 수십 년째 못 썼나 — 법적 배경
관련 조문
낙태죄의 근거였던 형법 조항은 다음과 같음(현재는 효력 상실):
-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270조 제1항(의사낙태죄):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이 두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처벌"하는 것은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이라는 취지. 다만 단순위헌 결정을 내리면 임신 기간 전체에 걸친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돼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므로, 국회에 입법 시한(2020년 12월 31일)을 부여함.
국회가 시한을 못 지키면서:
- 2021년 1월부터 낙태죄 조항 자체는 자동 효력 상실(처벌 근거 소멸)
- 대체 입법(임신중지의 허용 주수·절차를 규정하는 법)은 여태 안 만들어짐
- 처벌은 안 하지만 제도적 허용·관리도 안 되는 '법적 공백' 상태가 7년째 지속
왜 '약물'까지 막혀 있었나
모자보건법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 한계)에는 '수술'이라는 단어만 명시돼 있었음. 즉 약물낙태라는 개념 자체가 애초에 법 조문에 없었고, 헌재의 불합치 판정도 형법상 '낙태' 처벌 조항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약물낙태 허용 여부는 별개 사안"이라는 논리로 계속 판단을 미뤄왔음. 이 공백 때문에 식약처도 "법적 근거 불분명"을 이유로 미프진 수입 허가 자체를 미뤄왔고, 해외 직구·불법 유통망을 통한 출처 불명 약물 복용이 계속됨(최근 5년간 식약처 적발 불법판매·알선 3189건). 비혼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미비로 누구든 범죄화·약물 오남용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였다는 게 핵심 문제. 실제 결혼한 부부들중에서도 원치않는 임신을 한경우에도 사용함.
그동안 국회는 뭘 했나
- 2020년 10월, 정부가 형법·모자보건법·약사법 개정 입법예고안을 냄(임신 14주 이내 허용 + 14~24주는 성범죄·근친 등 제한적 허용). 이때 이미 자연유산유도 의약품(미프진 종류) 허가 추진 계획이 포함돼 있었음.
- 이 안에 여성계는 "너무 보수적"(14주는 짧다, 상담 후 24시간 대기 조항 등), 종교계는 "사실상 전면 허용"이라며 양쪽에서 반발 — 결국 법사위 공청회 한 번 열리고 흐지부지됨.
- 이후에도 여러 차례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가장 최근은 2025년 말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안 — 임신중지를 형벌이 아닌 과태료 중심의 보건의료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 국회 문턱을 못 넘고 계류 중.
국회 입법이 막힌 이유는 종교계 반대, 의사 형사책임 부담, 정치권의 표 계산이 겹쳤기 때문 — 결국 어느 쪽으로도 정치적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회피가 반복된 것. 문재인 정부도, 윤석열 정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넘겨왔음.
국회가 일을안해서 우리가 할수있는게 없어요. 하고 놀아버림.
3. 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움직였나
국회 입법이 안 되니 정부가 행정적으로 먼저 움직인 케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해외 직구를 통한 무분별한 복용 문제를 지적하며 신속 추진을 지시, "입법을 기다리다간 임기가 끝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됨.
성평등가족부·법제처는 원래 모자보건법 개정(국회 입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정부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약사법상 의약품 허가는 별도로 가능하다"는 취지)을 근거로 식약처 수입품목 허가 절차를 먼저 밟는 쪽을 택함.
비판 지점: 형법상 낙태죄는 사라졌지만, 임신중지 허용 주수처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기준을 국회 논의 없이 정부가 '9주 이내'로 먼저 못 박아버린 것은 삼권분립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 나름 일리 있는 비판이지만, 그렇다고 7년을 방치한 국회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님.
4. 실제로 어떻게 쓰게 되나
아직 진행 중 — 완료된 게 아님.
- 현재 식약처 수입품목 허가·심사 진행 중, 업체 대상 보완 요청 나가 있는 상태(정식 허가 전)
- 정부 목표: 2027년 1분기 도입
- 사용 조건: 임신 9주(63일) 이내
- 방식: 도입 초기 2년간은 반드시 병원 방문 → 의사 처방 → 그 자리에서 조제·복용(약국에서 처방전만 받아 사가는 방식 불가). 복지부는 그 이유로 "의사에 대한 낙태죄는 헌법불합치가 났지만, 약사에 대해선 형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무부 유권해석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
- 2년 후 안전성 평가와 형법·모자보건법 개정 상황을 보고 약국 조제 확대나 기간 연장 여부 검토 예정
- 건강보험 적용은 미정. 비급여 시작 시 수십만 원대 비용 부담 지속 가능성
왜 '원내 조제'로 2년을 묶었나: 산부인과 의사들의 처벌 공포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보임. 대체입법 부재로 "시술하다 언제 고발당할지 모른다"는 의료계의 불안이 컸던 상황에서, 정부가 초기 2년간 처방·조제 권한을 의사에게 독점시켜 의료계 반발을 달래고 내부 안전 통제망을 구축하려는 일종의 타협책으로 읽힘.
건강보험 적용이 진짜 핵심인 이유: 현재 암암리에 유통되는 가짜 미프진은 10만~30만 원 선. 정식 도입된 미프진이 비급여로 30만~40만 원대에 병원 진료비까지 얹어진다면, 경제적 취약계층은 여전히 더 저렴한 불법 직구로 내몰릴 수밖에 없음. 즉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단순 복지 혜택이 아니라 '암시장 근절'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
5. 안전성·임상 관련 논란
- 식약처는 국회 복지위 답변에서 "미프진은 1988년부터 일본·유럽·미국 등 약 100개국의 다양한 인종에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을 통해 가교시험(외국 개발 의약품을 한국인 대상으로 별도 검증하는 절차)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확보했다"며 한국인 대상 별도 임상 없이 허가를 추진 중.
- 이에 대해 야당(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미국 FDA가 미프진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식약처는 이는 미국 내 비대면 진료·원격 배송이라는 유통 경로의 특이성 때문에 이뤄지는 시판 후 안전성 조사이지, 약물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
- 국회 복지위에서는 의료진의 법적 책임 문제도 우려로 제기됨.
6. 찬반 양쪽 반응 (2026.9 시점)
여성·시민단체 — "너무 소극적": 정부 발표 다음 날, 한국여성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이 참여한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간 원내 처방·조제로 묶어 접근성을 제한한다고 비판하며, 복용 가능 기간을 WHO 권고인 12주까지 넓히고 건강보험 적용도 포함하라고 요구.
종교계·보수 진영 — "절차가 잘못됐다": 정부의 미프진 허용 발표에 종교계 등이 반발. 한 보수 언론 사설은 방향이 옳다고 절차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며, 국회 입법이 행정 절차보다 먼저였어야 한다는 논지를 폄. 과거(2025년) 모자보건법 개정안 논의 때는 의료계·시민단체·종교계·청년 단체가 연합해 "태아 생명을 처분 가능한 물건처럼 다룬다"며 입법 철회를 촉구한 전례도 있음.
7. 타임라인
| 시점 | 내용 |
|---|---|
| 2019.4 | 헌재, 형법 269·270조 헌법불합치 결정 (시한: 2020.12.31) |
| 2020.10 | 정부, 임신 14주 허용 + 자연유산유도약물(미프진류) 도입 계획 담은 형법·모자보건법·약사법 개정 입법예고 |
| 2020.12 | 국회 법사위 공청회 개최했으나 기한 내 입법 무산 |
| 2021.1 | 낙태죄 조항(형법 269·270조) 자동 효력 상실 — 이후 법적 공백 상태 지속 |
| 2025.12 | 박주민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비범죄화 취지) 재발의 — 계류 중 |
| 2026.7 |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미프진 도입 신속 추진 지시 |
| 2026.9.16 | 성평등가족부·복지부·식약처, 미프진 도입 방안 공동 발표 |
| 2026.9.17 | 여성단체 "접근성 제한" 비판 기자간담회 / 국회 복지위서 안전성·법적책임 쟁점화 |
| 2027.1분기(목표) | 정식 도입 목표 |
8. 참고 —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와의 비교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연방대법원 판례를 통해 임신중지 관련 기준이 여러 차례 바뀐 나라. "몇 주까지는 여성 결정, 몇 주부터는 의사/국가 개입"이라는 단계별 프레임워크가 판례로 만들어졌다가 최근 뒤집힌 사례라 참고할 만함.
Roe v. Wade (1973) — 3분기(trimester) 프레임워크
임신 기간을 3개월씩 3단계로 나눠 국가 개입 정도를 다르게 정함:
- 1분기(0~12주): 임신중지 여부는 전적으로 임부와 담당 의사의 판단. 국가가 규제 불가.
- 2분기(13~24주경): 국가가 "임부의 건강 보호"와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 내에서만 절차 규제 가능(시술 장소·의료인 자격 등). 전면 금지는 불가.
- 3분기(태아 생존 가능 시점 이후, 대략 24주 이후): 국가가 임신중지를 규제·금지 가능. 단, 임부의 생명·건강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허용해야 함.
Planned Parenthood v. Casey (1992) — 기준 변경
로 대 웨이드의 권리 자체는 유지했지만 3분기 프레임워크를 폐기하고, '태아 생존 가능성(viability)' 기준 + '부당한 부담(undue burden)' 테스트로 대체:
- 생존 가능 시점 이전: 국가는 임신중지를 금지할 수 없고, 여성의 선택에 '부당한 부담'을 주는 규제도 위헌(다만 대기시간·정보제공 의무 등은 부당한 부담으로 보지 않음).
- 생존 가능 시점 이후: 국가는 임부의 생명·건강 보호 예외를 두는 한 임신중지를 규제·금지 가능.
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2022) — 전면 뒤집힘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와 케이시 판결을 모두 폐기. 요지는 "연방헌법상 임신중지에 대한 권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위의 3분기 프레임워크나 생존가능성 기준은 더 이상 미국 전역에 적용되는 연방 기준이 아님. 이제는 각 주(state)가 알아서 정하는 구조로 바뀌어, 주마다 완전 금지부터 임신 후기까지 허용까지 편차가 매우 큼.
한국 사례와의 차이
한국의 이번 미프진 도입은 "9주 이내는 약물로 가능, 9주 넘으면 원칙적으로 안 됨"이라는 단일 기준선(bright-line rule)만 있고, 미국 로 대 웨이드식 3단계 구조(여성 재량 구간 → 의사 재량+국가 절차규제 구간 → 생존가능성 이후 예외 조항)와 같은 세분화된 체계는 아직 없음. 한국은 형법상 낙태죄 자체가 이미 사라진 상태에서, 이번엔 '약물 임신중지'라는 방법론에 한정해 9주라는 주수 상한선만 행정적으로 그은 것에 가깝고, 수술적 임신중지(모자보건법 14조 대상)의 허용 주수 자체는 여전히 국회 입법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이 미국 판례 체계와의 근본적 차이.
9. 결론
이번 조치가 '혁명'인지에 대한 평가는 입장에 따라 갈리지만, 확인되는 사실은 명확하다.
기술은 이미 100여 개국에서 검증됐고, 태아의 발달 과정에 대한 의학적 이해도 축적됐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2019년 헌재 결정으로 이미 헌법적으로 인정됐다.
그럼에도 7년간 국회와 행정부는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의 문제 앞에서 결정을 미뤄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문제를 성평등이 아닌 '정부 책임 방기'의 문제로 규정하며 행정적 결단을 내렸고,
그 결단은 여성단체로부터는 "여전히 미흡하다", 종교계·의료계 일각으로부터는 "절차를 건너뛴 졸속"이라는
양쪽의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어느 쪽 비판이 옳은지와 별개로, 7년간 아무도 지지 않았던 정치적 부담을 누군가는 졌다는 사실 자체는 남는다.
그리고 이제 논의는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이 총대 메고 9주라는 기준을 일단 못박았으니,
이제 "미프진 도입이냐 아니냐"는 더 이상 테이블 위에 오르지 않고,
"언제(몇 주)까지 허용할 것인가",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인가",
"2년 후 약국 조제로 확대할 것인가"가 오히려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결정의 실질적 의미는 '완성'이 아니라,
7년간 멈춰 있던 논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든 '출발점'에 가깝다.
그리고 그걸 이재명이 지시함으로써 바퀴를 굴러가게 했다는게 큼.
이게 이재명이 잘하는거고,
이재명이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