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대구경북(TK)의 온도는 극명히 다르다. 이번주 TK 순회 경선 일정이 잡혀 있지만 당권주자들은 다른 지역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전국정당이란 수식어가 무색한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여당과의 협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의 대구·경북·강원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5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는 이번주 초부터 권리당원 비율이 높은 호남에 선거운동을 치중하는 모습이다. TK온라인 투표 시작 하루 전인 4일에도 세 후보는 모두 호남을 찾아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호남은 당 텃밭이기에 이미 예고된 행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전당대회 투표 방식이 ‘1인 1표제’로 바뀌면서 TK지역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줄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패배한 김부겸 전 총리 역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1인 1표제’ 도입으로 “영남이 존재감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한 적이 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지역은 정치적 특성이 분명한 험지로 분류돼 예전부터도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공을 들이기 힘든 지역이었다”며 “비용이나 후보 일정을 고려하더라도 가성비, 가심비 모두 떨어져 전략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이번 전당대회 투표 방식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동일하게 보는 ‘1인 1표제’가 도입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존재감이 적었던 TK에 대한 관심이 더더욱 줄어든 상황”이라 설명했다.
실제 권리당원 수를 보면 호남(전남광주, 전북)은 약 51만명(전국 권리당원의 약 33%)인데 반해 TK 권리당원은 약 3만명(2%)에 불과하다.
문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TK 영향력이 더욱 줄어든 이같은 현실이 지역 현안 해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반도체 산업 투자에서부터 패싱당한 TK지역은 행정통합, 신공항 특별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이 가운데 전당대회와 같은 여당의 주요 일정에서 TK가 존재감조차 미미한 지역으로 전락하면서 향후 지역 정치권이 여당과 협치하는 길이 더욱 좁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행정통합이나 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도움이 절실한 TK로서는 당권주자들이 TK를 외면하고 있는 지금 같은 상황은 악재”면서 “더욱이 정부여당 핫라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라 우려가 크다. 지역 출신 임미애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약진해준다면 그나마 향후 지역 정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