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포함되면 뭐 하나”…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안갯속
창원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도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까지 내세웠지만, 당선 이후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에 후보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설립해 문화 격차를 해소하겠습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경남 8대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후 지난해 8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경남 7대 공약에도 창원관 건립이 포함되며 탄력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고,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에 나섰다. 문체부는 이번 수요 조사에서 건립 당위성을 비롯해 예산 부담 의지, 입지 확정 여부 등을 검토해 권역별 우선순위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문체부 수요 조사로 창원시는 미술관 유치를 놓고 다른 지자체와 경쟁하게 됐다. 이를 두고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창원시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시가 문체부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미술관 설립에 속도를 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의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 공약에 관여한 박희운 경남대학교 웹툰·디자인학과 교수는 "창원시가 지난 1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어렵게 대통령 공약으로 만들었는데 그걸 받아서 이행해 줄 창원시가 제 역할을 못 해줬다"며 "시장이 공석인 상황이다 보니 동력이 생기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계획도 전략도 세우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진주시와 대조된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당선 직후 문체부와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국립현대미술관 진주관 건립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 자체 예산을 들여 유치 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박대출(국민의힘·진주갑) 국회의원이 뒷받침하며 행정력과 정치력을 총동원했다.
박 교수는 "문체부가 수요 조사를 하기 전에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여야 했는데, 이미 다른 지자체와 동등한 위치가 된 지금 시점에서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수동적으로 문체부가 하라는 것만 할 게 아니라, 당장이라도 정부를 찾아가 공약을 이행하라는 1인 시위를 하든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위기의식 속에 창원시의회도 '국립현대미술관 건립 공약 이행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문순규(더불어민주당, 양덕1,2·합성2·구암1,2·봉암동) 시의원은 16일 열린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안을 발의했다.
문 시의원은 창원시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주만 보더라도 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강기윤 시장도 미술관 유치를 약속한 만큼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미술관 창원관 유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는 "시에서도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문체부에서 5극 3특 정책을 내세우며 지역별로 균형 있게 미술관을 설립하겠다는 태도"라며 "시는 입지가 마산해양신도시로 정해져 있고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