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을 편 의원들을 겨냥해 집단 행동에 나섰다. 특히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 11명을 정조준해 "검개(검찰개혁) 11적" 등의 문자 폭탄을 퍼붓고 있다. 당권 연임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 의원들까지 "보완수사권 폐지는 당론"이라고 주장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유튜버가 찍어준 좌표에 십자포화
15일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주로 찾는 딴지일보 게시판 등에는 '11적'이라는 제목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 명단이 올라왔다. 전날 홍기원·고민정·곽상언·김남희 의원 등 11명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민생 범죄 등에 한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이들을 상대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셈이다. 해당 게시글에는 "수박" "차기 총선 낙선 리스트" 등 비난 댓글이 달렸다.
'개혁 당대표'를 앞세운 정 전 대표도 이들의 움직임에 기름을 붓고 나섰다. 그는 전날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나와 "우울하고 멘붕(멘털 붕괴)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의총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쏟아지자 강성 지지층 앞에서 불편함을 토로한 것이다. 이에 유튜버 박씨는 의원 11명 실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잊지 말자"고 했다. 구독자 233만 명 유튜버 김어준씨도 이날 방송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꼭 필요하다고 전화, 문자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놓고 좌표를 찍어준 것"이라고 했다.
■'신중론=반개혁' 공세 나선 강경파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갈등은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격화하고 있다. 친청계는 "폐지는 민주당이 당원과 국민 앞에 밝힌 분명한 당론"이라며 강성 지지층 표심 선점에 나섰다. 2월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 논의 당시 폐지가 당론으로 확정됐다는 주장이다. 강성 지지층에선 전면 폐지에 반기를 든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희·박균택 의원을 사보임(상임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당론 추인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고, 법조인 출신 중진 의원도 "2월 의총에서 보완수사권은 형소법 개정 때 논의하자고 정리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합리적 우려를 반개혁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보완수사권 폐지가 절대적 진리이고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것처럼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고자 하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도 "보완수사권을 거론하기만 해도 '반개혁 세력' '선거로 심판하겠다'고만 하면 토론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정성호 장관 "억울한 1% 피해자도 없는 게 중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와 관련해 "억울한 1%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