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도 규제에 묶여 낡고 불편한 주거환경을 감내해야 했던 경기도 구도심 마을의 정비사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정부가 불합리한 규제의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도내 30개 지역에서 약 2만호에 이르는 신규 주택 공급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경기도는 국토교통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을 개정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도록 땅의 가치를 높여주는 ‘용도지역 상향’의 시기를 앞당겼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마을이라도 주변에 들어서는 새도시(공공주택지구) 공사가 완전히 ‘끝나야만(준공)’ 용도지역이 상향됐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바로 옆 동네가 다 지어질 때까지 수년 동안 낡은 저층 주택에 살며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앞으로는 맞닿은 새도시가 공사를 ‘시작(착공)’하기만 해도 즉시 용도지역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규제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이번 조처로 경기도 내 12개 시·군, 17개 신도시 지구와 인접한 30개 해제 마을(약 285만㎡)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게 된다.
도는 주민 동의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이 지역들에서만 총 2만161호의 새 주택이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장 지난 2023년 8월에 이미 착공에 들어간 ‘부천 대장 지구’ 인근의 대장안 마을 등이 곧바로 정비사업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대규모 전면 개발이 어려운 작은 마을들을 위한 계획도 반영됐다. 그동안은 하나의 마을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됐다. 주민 간 의견이 조금만 어긋나도 마을 전체 사업이 통째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앞으로는 15m 이상의 넓은 도로, 철도, 하천 등으로 마을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다면, 구역을 분할해 동네별로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도로 때문에 마을이 잘려져 있는 데다 주민 간 이견으로 골머리를 앓던 고양 삼송마을의 경우, 앞으로 2~3곳으로 구역을 나눠 단계적 개발이 가능해져 정비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단독·다세대 주택을 이웃끼리 소규모로 개량하는 ‘자율주택 정비사업’이나 ‘가로주택 정비사업’ 같은 이른바 ‘미니 재건축’ 방식도 가능해져 주민의 선택지가 대폭 넓어졌다. 도 관계자는 “그린벨트에서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불합리한 규제에 얽매여 고통받는 도민이 없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인 제도개선 건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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