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기할 수 있는 영역에 법적 대응… "'입틀막' 성향 드러난 것"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자신이 영상 기자가 넘어진 것을 보고도 모른 척했다는 취지의 영상이 확산된 것과 관련해 최초 유포자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영역인데 한 후보의 법적 대응 조치가 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변호사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최초 유포자는 교묘히 후보가 카메라 기자가 넘어지는 것을 본 것 같은 각도의 영상을 편집해 유포했고 이것이 일파만파 번졌다”며 영상의 최초 유포자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한 후보는 명백히 등 뒤에서 벌어진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고 이후 기색이 이상하여 돌아봤을 땐 넘어지던 카메라 기자와 부딪힌 한 후보 캠프원의 괜찮다는 사인에 연설을 준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에서 열린 한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촬영을 위해 무대에서 뒷걸음치다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상에 확산된 영상에선 한 후보가 사고를 인지하고도 그냥 지나치는 것처럼 보여 한 후보가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고 무신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후보는 지난 12일 KNN과 인터뷰에서 사고를 직접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우리 대변인이 이렇게 넘어져 있었다. '왜 그러냐' 대변인한테 물어봤더니 한 분이 일으켰고 '뭐지?' 저는 이런 정도 상황이었다. 괜찮냐고 하니 괜찮다고 해서 넘어갔다. 저는 그 당시 (영상 기자가 넘어진) 상황 인지를 전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을 보면 한 후보가 사고 직후 영상 기자를 4초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3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한 후보가) 봤냐, 못 봤냐, 못 본 건 아닌 것 같다”며 “그걸 못 봤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제 생각엔 '바이든-날리면'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검증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 후보의 해명이 이미 공지된 상황에서 법적 대응까지 나선 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구승 변호사는 지난 11일 MBC 유튜브 '이지선의 시청주의'에서 “자기들한테 불리한 사정이 있으면 무조건 법적 고소 운운을 하고 입을 틀어막겠다는 성향을 한 번 더 보여준 부분”이라며 “실제 한동훈 후보가 고소·고발한 기자분들이 많고 무혐의 받았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철 시사평론가도 지난 12일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충분히 상대 후보 쪽에서는 문제 제기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적으로 가서 넘어졌으니까 일으켜 세우고 했었으면 훨씬 더 좋은 장면이 벌어지지 않았을까”라며 “이걸 가지고 몇몇 패널들이 방송 중에 이런 얘기하면 법적 조치하겠다고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는 자신의 비판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이나 법적 대응 등을 적극적으로 해왔다. 2024년 1월엔 한 후보 딸의 스펙과 관련해 '부모찬스' 의혹을 보도했던 한겨레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2024년 2월 경찰은 한겨레 기자 3명과 한겨레 보도책임자 2명 등 총 5명을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