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받들어총' 감사의 정원 공개… 참전국 기리지만 '군사 이미지' 논란도

6·25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이 12일 공개됐다. 서울시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기억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지만, '받들어총'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사업 추진 배경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김성보 시장 권한대행과 6·25 참전 22개국 주한대사, 참전용사, 보훈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오세훈 국민의힘 시장 후보가 재임 시절 추진한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광화문광장 북서쪽에 조성된 감사의 정원은 지상 조형물 '감사의 빛 23'과 지하 전시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됐다. '감사의 빛 23'은 높이 6.25m의 석재 조형물 23개로 한국과 6·25 참전 22개국을 상징한다. 조형물은 참전 순서에 따라 배치됐으며 '받들어총'을 형상화했다.
시는 네덜란드·그리스·벨기에·독일 등 7개국에서 기증받은 석재를 제작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미국·호주·터키 등 5개국도 석재를 보냈거나 기증 의향을 밝혔다. 기증받은 석재는 연말까지 조형물에 적용할 예정이다. 각 조형물에는 정보무늬(QR코드)가 설치돼 참전국의 석재 기증 취지와 관련 설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조형물 상단 조명은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10분씩 하루 여섯 차례 하늘을 비춘다.
지하의 프리덤 홀에는 참전 용사 희생과 전후 대한민국 성장 과정을 담은 미디어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삼각 발광다이오드(LED) 구조물로 구성된 '메모리얼 월'을 비롯해 미국 뉴욕시 타임스퀘어 실시간 영상과 인공지능(AI) 복원 사진 등을 볼 수 있는 '연결의 창', 참전국 군복 체험과 가상 대화 기능을 담은 '참여의 아카이빙 월' 등이 설치됐다.
김성보 시장 권한대행은 "감사의 정원은 세계와 세대를 잇는 기억과 연결의 장이 될 것"이라며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형물 형태와 사업 추진 과정 등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야권은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장에 군사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조형물이 들어서는 것은 공간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준공된 점도 논란거리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는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선거용 졸속 사업"이라며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권영국 정의당 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감사의 정원' 앞에서 설치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광화문 인근 전쟁기념관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감사의 정원 조성에 약 20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광화문광장은 국내외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라며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국제 연대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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