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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쓰레기 종량제봉투와 식품·위생용품 포장재 등의 생산·유통 관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기로 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급망 병목해소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급망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대체 품목을 수입하거나 이를 활용해 생산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따라야 할 각종 인허가, 심사 등의 절차를 일시적으로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것”이라며 “법령 개정 절차 등을 단축해 대책에 담긴 13개 과제 중 8개는 오늘부터 즉시 적용된다”고 말했다.
먼저 사재기가 이어지는 종량제봉투에 대해선 신속한 수급을 위해 품질 검수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기초지방 정부 간 수급 조정 체계를 구축해, 재고가 충분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물량도 배분할 계획이다.
현재 종량제봉투 재고량은 전국 평균 3개월분 이상으로 충분하지만, 과도한 불안에 따른 사재기가 오히려 수급 차질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날 쓰레기봉투 생산 현장을 점검한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봉투 재고 물량, 원료 보유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며 “일시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곳이 발생해도 지역 간 물량 조정 등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라면 봉지 등 식품·위생용품 포장재는 표시 규제를 완화한다. 기존 규제대로면 소비·유효기간 등의 의무 표시사항을 잉크·각인으로 인쇄해야 하는데,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땐 스티커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수액제·생리대·주사침 등 의료용품 포장재의 경우 대체 원료로 바꿀 때 기존 1~2개월 걸리는 품목허가 변경 심사 과정을 간소화한다. 심사인력 우선 배정 등으로 빠르게 심사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포장재 변경에 따라 바뀌는 제조소에 대한 현장 품질관리 적합인정(GMP) 심사는 서류 검토로 대체한다. 페인트 원료 등 수급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을 신규로 수입하는 경우 통상 3개월 소요되는 유해성 시험 절차는 시험계획서 제출로 대체해 수입에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한다.
원유·나프타 등 주요 수입 화물은 수입과 동시에 제조공정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입항·하역 전에 통관 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통상적으론 화물이 도착해도 복잡한 통관절차로 제조공정 투입까지 상당 시간이 걸린다. 중동발 수입 물품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우회 등에 따른 운임 상승분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중동으로 수출 예정이었다가 돌아오는 ‘유턴 화물’은 선별검사와 과태료 부과 최소화 등 통관 특례를 적용한다.
이형일 차관은 “공급망 병목 지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상시 규제 개선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며 “관련 기업이 현장 애로사항을 소관 부처를 통해 알려주면 규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