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60403085240320
백악관 포고령 발표…6일 발효
철강·알루미늄·구리 포함
파생제품까지 25% 관세 부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일(현지시간) 포고령에서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 기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부과 기준을 함량에서 제품 가격으로 바꾸고 관세 징수 절차를 단순화해 실제 수입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국 수출업체 부담은 물론 미국 내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철강 관세 조정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적용된다.
포고령에 따르면, 앞으로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전체 중량의 15%를 넘는 제품에는 25% 관세가 일률 적용된다. 반면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제품은 해당 품목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금속 함량 비중에 따라 최대 50% 관세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파생제품 전체 가격에 25% 관세를 일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 같은 변화는 제품별로 금속 함량을 따로 계산해야 했던 기존 방식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해외 업체들이 금속 가격을 낮게 신고해 관세를 회피해왔다는 문제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우리는 예상했던 만큼의 관세 수입을 얻지 못했다"며 "세계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관세 부과 기준을 해외 업체 신고 가격이 아닌 미국 내 최종 구매 가격으로 바꿔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품목 관세 50%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미국산 금속으로 제작된 제품에는 10%의 낮은 관세가 적용된다. 또 일부 산업·전력망 장비에는 2027년까지 15% 관세가 한시적으로 부과된다.
외신들은 시장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제품에서 관세율 자체는 낮아지지만, 실제 관세 비용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함량이 아닌 수입품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변화가 소비자 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달 미국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하를 핵심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도 서명했다. 다만 한국·일본·유럽에는 15%, 영국에는 10%의 별도 관세율이 적용되며,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18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한편,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명명한 관세 조치 1주년을 맞아 이뤄졌다고 폴리티코는 해설했다. 이는 미국 교역 상대국들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해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연초 미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