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 우시의 ‘일본풍 거리’에서 일본식 간판과 장식물이 대거 철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급격히 냉각된 중일 관계와 맞물려 주목되고 있다.
일본풍 지우는 중국…우시 거리 대거 철거
홍콩 명보는 29일 보도를 통해 해당 거리의 일본식 시설 상당수가 이미 제거됐다. 일부 점포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문구가 적힌 현수막으로 외관을 가린 채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지 관계자 역시 “중일 관계 긴장으로 정부와 일본 측 간 교류·협력 활동이 크게 줄었다”며 “일본풍 거리의 일본식 시설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은 이번 정비와 외교 관계 변화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우시는 일본 기업이 다수 진출한 지역으로, 그동안 중일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해온 도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징적 교류 행사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5일 열린 벚꽃 심기 행사에는 일본 측 인사가 초청되지 않았는데, 1988년 행사 시작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처음 있는 일이다.
관광지까지 번진 변화…‘홋카이도’ 대신 ‘서울’
이 같은 흐름은 특정 도시를 넘어 관광지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 닝보시의 관광지 ‘선우호반’은 기존 일본 홋카이도 콘셉트를 완전히 없애고 ‘서울 콘셉트’로 전환됐다.
해당 공간은 원래 일본어 간판과 눈 쌓인 거리 연출로 유명한 ‘홋카이도 거리’였지만, 현재는 ‘서울특별시’, ‘명동’, ‘서울 첫눈’ 등 한글 간판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변화 이후에도 방문객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일본풍 콘셉트를 쓰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는 분위기”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외교 갈등의 여파…여행·무역·문화 전방위 확산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양국 관계의 급격한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중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일본 측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 이후 빠르게 경색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중국은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군사·민간 겸용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미쓰비시조선 등 일본 기업과 기관 20곳을 수출 통제 명단에 포함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관광과 민간 교류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단체 관광객 예약이 잇따라 취소되고 항공 노선이 축소되는 등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다.
결국 우시 일본풍 거리 철거와 관광지 콘셉트 변화는 단순한 지역 개발 이슈를 넘어, 외교 갈등이 소비 문화와 도시 공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