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1945년 창설 이후 경찰관에게 수여된 포상·표창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사망한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이 취소대상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폭력 범죄자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라고 밝혔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경찰관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7만여건의 공적 사유를 이달 초부터 전수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군사정권 시절 강압수사·고문 등 국가폭력을 행사한 경찰관에게 수여한 훈·포장과 표창의 취소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상훈법과 정부표창규정 등에 따르면, 공적이 거짓으로 드러난 서훈과 표창은 취소할 수 있다.
경찰은 특히 군사정권 시절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 전 경감에게 수여된 16개의 상훈의 취소를 검토 중이다. 지난 25일 88살의 나이로 사망한 이씨는 1970∼80년대 치안본부 대공수사관으로 일하며 수많은 고문수사를 자행했다. 하지만 이씨가 받은 훈·포장 중 공식적으로 박탈이 확인된 것은 1986년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씨에게서 받은 옥조근정훈장뿐이다. 이씨와 함께 1985년 김근태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을 고문해 실형을 선고받은 다른 수사관들의 훈·포장 역시 취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서훈과 표창만 10여개에 이르는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치안감) 역시 취소대상자로 거론된다. 박씨는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의 책임자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및 은폐 사건 당시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말해 공분을 샀던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경찰의 전수조사에 대해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훈·표창 취소 대상자를 추려지는 대로 국무총리실에 보고하고, 행정안전부에 취소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토 대상자가 방대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조속히 처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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