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 속 당청 관계까지 악화
전당원 찬반여론조사도 없던 일로
비공개 의원총회 통해 최종 결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 6·3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일단 멈출 전망이다. 당내 거센 반발과 당청 긴장 관계, 혁신당의 최후통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전 당원에게 합당 의사를 묻는 여론조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 대표는 10일 의원 모임 간담회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고, 이같은 방침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 ‘더민재’와 간담회에서 “혁신당과 통합하는 것이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 성공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며 “혁신당과의 통합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그것은 애당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로서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또 당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올바른 방향으로 결론을 내는 민주적 절차의 과정을 밟는 것은 당연하다”며 “초선부터 선수별로 모임을 갖고, 제가 경청의 시간을 가졌다. 재선 의원들의 고견을 듣고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 전체의 총의를 모아가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지도부 일각에서는 최근 “혁신당과 합당 추진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전격 합당 제안 이후부터 최고위원들의 내부 분열이 극심해진 데다, 지난 6일 관련 대외비 문건 유출과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으로 인한 이른바 ‘청와대 격노설’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입법 속도전을 주문하면서 고위당정협의회 내내 당청 간 경직된 분위기가 흘렀다고 전해진다.
혁신당의 합당 기한 제시도 논의 중단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조국 대표는 지난 8일 “설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전에 민주당의 공식입장을 결정해달라”며 “13일까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혁신당은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마감 시한을 내밀었다. 민주당이 사실상 흡수통합을 염두에 둔 문건을 작성한 게 알려지면서 혁신당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처럼 혁신당과 합당 추진 논의를 사실상 일단락하는 가운데 정 대표는 전 당원 여론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등 합당에 반대하는 지도부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캐스팅보트’인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여론조사에 반대 의견을 낸 점이 이러한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는 이날 더민재와 간담회에서도 “민주당은 의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당의 주인은 당원이므로 당원들의 뜻을 물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이러저러한 통계, 여론조사, 통계지표 등을 참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정례조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민주당과 혁신당 합당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 의견은 민주당 지지층 중 64.9%, 혁신당 지지층 중 73.3%로 집계됐다.(응답률 11.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여론조사 꽃은 방송인 김어준 씨가 만든 여론조사업체로, 민주당 지지층과 당원의 향방을 읽는 데 주로 활용된다.
반면 합당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주로 NBS나 갤럽 등 지지 성향별 표본이 나뉜 전 국민 여론조사에서 합당 반대 의견이 더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598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