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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결제는 출판사 계좌로"… 출판사가 '꽉 쥔' 정치인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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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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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돈' 출판기념회]
'일회성 행사' 위한 출판... 출판사 역할 상당
장소 대관·행사 기획 관여에, 판매까지 담당
법적 문제 발생 소지 상당... "책임 분산 차원"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출판사 게임'이에요. 주인공은 정치인이지만 출판사가 '판'을 차리지 않으면 정치인은 무대에 못 올라갑니다."

각종 선거 때문에 정치인 출판기념회를 숱하게 치렀다는 한 출판사 대표는 지난달 20일 한국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출판사 게임'이라는 건, 과장을 좀 보태면 '출판사가 A부터 Z까지 챙긴다'는 뜻이다. 책을 기획하고 쓰고 인쇄하는 것은 물론, 출판기념회 장소를 빌리고 책을 판매하는 것까지 거의 모든 단계에 출판사가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그의 얘기다.

출판사에 이렇게 많은 역할이 주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출판기념회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혹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정치인이 아닌 출판사 쪽에 두기 위함이다.



직접 쓴 책은 희귀템? "500만 원이면 집필"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책은 통상 출판기념회라는 '일회성 행사'를 목표로 한다. 본인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진지하게 담았다고 하지만 급조된 책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필도 횡행한다.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는 한 국민의힘 인사는 "출간되는 책들을 보니까 아무나 고용해서 졸속으로 써내는 책이 태반"이라고 꼬집었다.



책을 도맡아 써주는 출판사엔 시세가 있다. 정치인 100여 명의 출간을 도왔다는 출판사 시대정신 관계자의 말. "인터뷰 진행 횟수, 책 분량에 따라 금액이 나뉜다. 인터뷰 1회에 원고 150~170페이지는 350만 원(기본형), 인터뷰 3회에 200~250페이지는 550만 원(표준형), 인터뷰 8회에 200~350페이지는 890만 원(프리미엄형)이다. 보통 표준형이 잘 나간다." 정치인이 누군가와 진행한 대담을 출판사가 기록하고 편집해 책으로 내는 형식도 많이 활용된다.

저자가 안 쓰는 책이 워낙 많다 보니 '본인이 직접 쓴 책'은 자부심이 된다. 지난달 17일 교육감 출마를 염두에 두고 경기아트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 더불어민주당의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는 2022년 독일에서 유학한 경험을 책 '숨 쉬는 학교'에 담았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게시물을 엮어 내놓는 '기획 출판'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지난달 24일 출판기념회를 연 최민호 세종시장도 지난 3년여 동안 월요일마다 세종시청 홈페이지에 연재한 글 127편 중 일부를 주제별로 엮어 '최민호 시장의 새벽 3시'를 출간했다.


인쇄 부수, 영향력 등 비례... '일회용 책' 수두룩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는 선거일 90일 전까지 가능하다. 출간 마감도 여기에 연동된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3월 4일까지만 출판기념회가 개최 가능해 출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중돼 있다.

인쇄 부수는 출판기념회를 여는 정치인의 인지도와 영향력, 당선 가능성에 좌우된다. 출판기념회에 많은 사람을 동원할 여력이 안 되는 이들은 1,000부 정도를 찍지만, 유력 정치인은 3,000부가 최소 단위다. 유 전 부총리는 3,000부를 찍었고, 최민호 시장은 5,000부를 찍었다고 한다. 광주시장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저서 '길은 있다'를 5,500권 찍었다. 이 책을 출간한 피알미디어의 이정우 대표는 "생산 과정상 손실 비율을 감안해 추가로 찍은 200권까지 현장에서 다 나갔다"고 말했다.




책은 이벤트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 때문에, 서점 등 공식 루트를 통해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일보가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당선된 광역·기초단체장 및 교육감 260명 중 출판기념회를 연 58명의 책을 분석한 결과, 서점에서 판매된 책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서점 판매도 안 되고,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은 책이 30%에 달했다.




선거법 우려에... 대관도, 계산도 출판사 몫



출판사 역할이 출간 단계에서 멈출 수도 있지만, 행사 기획과 진행까지 뻗치는 경우도 상당하다. 출판사가 별도 계약한 행사 전문업체를 통해 출판기념회까지 마무리짓는 것이다. 출판기념회 단골 장소로 쓰이는 1,000석 규모 행사장의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한 인사는 "정치인이 행사장 대관 계약에 직접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출판사가 직접 장소를 빌리거나 출판사가 별도로 계약한 행사 기획사가 장소를 빌린다"고 전했다.




출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책 판매다. 행사장에 직접 나와 참석자들로부터 현금이 든 봉투를 받고 책을 나눠주는 일을 출판사 관계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도 출판사 명의로 이뤄지곤 한다. 민형배 의원과 최민호 시장의 책값 입금 계좌는 각각 출판사인 피알미디어와 공연기획사인 가나다컴퍼니였다. 책값 배분은 계약한 인세에 따라 정해지지만, 책값을 상회해 들어온 돈은 무조건 정치인에게 간다는 건 공통적이다.

정치인들이 출판사에 많은 업무를 맡기는 건 위법 사항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 출판기념회는 상당한 규모의 돈이 오가는 동시에, 사전 선거 운동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큰 행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선관위도 그래서 출판기념회 현장 감독에 나선다. 한 출판사 대표는 "결국 출판사가 정치인을 대신해 포괄적 책임을 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12195?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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