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상당 부분 겹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중수청에 우선 수사권과 임의적 이첩권을 동시에 부여하는 구조를 두고도 수사 혼선을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중수청·공소청법 입법예고 안에 대한 경찰의 의견을 소관 부처에 제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은 검찰청을 78년 만에 폐지하면서 중요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 기소·공소 유지를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분리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입법예고 절차를 마쳤다. 입법예고를 마친 정부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보내진다.
경찰은 의견서에서 중수청의 수사 범위가 폭넓게 규정돼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중수청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 및 외환·사이버 등 9대 범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유 직무대행은 "경찰과 지나치게 중복되는 관계로 (국민들이) 어떤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를 관할하는 지 알기가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과 사건을 이첩할 권한을 동시에 갖는 구조에도 우려를 표했다. 유 직무대행은 "경찰과 중수청 사이에 사건이 오가며 이른바 '사건 핑퐁'이 발생하고 수사 지연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수청 체계를 사법수사관·일반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구조도 '인재 유치를 위해 일원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경찰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라기보다는 중수청 내부 운영 문제에 해당돼 간략한 의견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유 직무대행은 이날 6.3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일(3일)에 맞춰 불법행위 단속 체계를 가동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모든 시도경찰청과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운영한다"며 "선거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주요 선거 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정당이나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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