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 받으면 될 일…서울시가 회피"
오세훈 서울시장 "국가유산청, 종묘 적용한 잣대 태릉 적용하면 결론 같아"
이재명 대통령, 서울시 향해 "종묘 되고 태릉 안 되나…같은 사안에 정반대 입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가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고층 건물 개발에는 반대하면서 태릉골프장 인근에 주택공급을 추진한다며 비판한 것을 두고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맥락과 디테일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정 구청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디테일도 살피지 않으시고 딴 말씀만하면 공급도 공회전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여전히 오 시장님께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의 핵심도, 디테일도 놓치고 계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칙은 간단하다"며 "세계문화유산 근처의 개발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맞춰 조정해 추진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칙은 종묘 앞 세운4구역이든 태릉CC든 같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높이와 밀도를 합의하여 진행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릉CC의 경우, 정부는 이미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 인접성을 감안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겠다는 취지로 설명해 왔다"며 "반면 세운4구역은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한 사안임에도, 서울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국내의 법·조례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서로 다른 체계"라며 "그래서 국내에서 정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이 얼마나 겹치느냐가 영향평가 필요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유네스코가 보는 기준은 하나, 개발이 세계유산의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느냐다"라며 "국내 지정구역 밖이라도 경관·높이·시야 차폐 등 OUV에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거나 권고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은 정작 원칙에 따라 받으셔야 할 세계유산영향평가는 회피한 채, 디테일이 틀린 말씀만 반복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답답한 건, 공급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정작 공급이 성과를 내야 할 국면에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정부의 공급정책에 발맞춰, 차질없이 이를 추진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도적이시든, 단순히 잘 몰라서 말씀하시는 것이든 자꾸 맥락과 디테일이 틀린 이야기를 반복하시면 갈등만 깊어지고 사업은 사업대로 공회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의 1·29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두고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는 반대하면서도 태릉CC에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행태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X(옛 트위터) 계정에 '종묘 앞 고층 개발은 안 되고, 태릉 옆 주택 공급은 되나'라는 기사 제목을 언급하며 "종묘 앞 고층 개발은 되고, 태릉 옆 주택 공급은 안 되나"라고 쓴 다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똑같은 사안에 정반대의 입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국가유산청과 국토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국가유산청이 세운지구 개발에 적용하는 잣대를 똑같이 태릉CC에 적용한다면 서로 다른 결론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태릉CC는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직접 포함돼 있고 세운지구는 그 범위 밖에 있다"며 "세운지구가 안 된다면 태릉CC는 더더욱 안 되는 것이고 반대로 태릉CC가 될 수 있다면 세운지구 또한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국가유산청은 보존지역과 뚝 떨어져있는 세운지구 개발은 반대하면서 명백히 세계유산 영향 범위에 들어있는 태릉CC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반대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정부가 보이는 행태야말로 모순이고 이중 잣대"라며 "두 부처가 각각 다른 나라 정부가 아니고서야 국가유산청의 결론과 국토부의 결론이 다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문화유산에 '친명'이 있고 '반명'이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며 "이번 기회에 이 정부의 기준이 무엇인지 대통령께서 명확히 정리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유네스코는 서울시에 지난해 3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세계유산인 종묘 앞 세운지구 재개발 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수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민·관·정 4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세계유산영향평가의 범위·방식·수용 여부는 협의체를 통해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가유산청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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