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와 조 대표는 전날 늦은 오후 모처에서 만나 합당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고 이날 발표를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두 대표가 합당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교감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6·3 지방선거를 앞둔 두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관측이다.
지방선거 승리가 핵심 과제인 정 대표로서는 합당이 핵심 지지층 분산을 막고 세력 규합을 이룰 카드가 될 수 있다. 최근 당 지지율 정체 등으로 출구 전략이 필요해진 조 대표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선거를 앞두고 뚜렷하게 민주당과 차별화 전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언젠가 하게 될 합당이라면 선거를 앞둔 시점이 지분을 최대로 확보할 적기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비밀리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합당 제안에 대해 민주당 내부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한 분위기다. ‘합당 제안’ 내용 자체도 긴급 기자회견을 약 20분 앞둔 시점에야 다른 지도부에 공유됐을 만큼 일방적 통보였던 탓에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깊은 자괴감과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독단적 결정 사안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친명계를 비롯한 당 주류에서는 정 대표가 연임을 위해 합당을 이용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가 다수인 조국혁신당을 포섭해 정 대표가 차기 당대표 선거의 우군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친명·친청(친정청래) 간 계파 갈등 확전 조짐도 엿보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의 미래보다 당대표 개인의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친문계 결집으로 친명계를 압박하려는 시도 아니겠냐”며 “사안을 제기한 방식 때문에 합당 자체보다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비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정 대표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날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에 대한 토론을 위해 열린 당 정책 의원총회에서도 다수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을 요구하면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 팬카페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비난글이 쏟아졌고 정 대표에게 우호적인 딴지일보에서조차 찬성과 반대 글과 댓글들이 엇갈리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82030?si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