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년간 국회 보좌진 출신이 16명이나 쿠팡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보좌관 2명도 쿠팡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 중 1명은 대관(對官) 담당 상무로 일했던 사실이 김 전 원내대표에 관한 폭로전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들 16명이 국회 재직 시절 쿠팡 관련 업무를 했는지, 쿠팡에 채용된 뒤에는 국회를 상대로 불법 로비 활동을 했는지 전수 조사를 벌여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계열사 취업 국회 퇴직 보좌진 16인에 대한 법 위반 여부 조사 요청서'를 지난 6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요청서를 통해 국회 공직자윤리위가 공직자윤리법에 근거한 '자료 제출 요구권'을 즉각 발동해 이들의 ▲과거 국회 업무와의 연관성 ▲쿠팡에서의 실질 담당 업무 ▲국회 출입 및 로비 기록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경실련 조사 결과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국회 퇴직자가 가장 많이 재취업한 대기업은 쿠팡이다. 16명은 LG(11명), SK(10명), 삼성(9명) 등 4대 그룹 취업자보다 많은 수치다. 경실련은 "쿠팡은 노동(환노위), 물류(국토위), 플랫폼 공정화(정무위) 등 국회의 규제 이슈가 가장 집중된 기업"이라며 "이런 피감기관이 국회 보좌진을 대거 채용한 것은 입법부의 감시를 무력화하려는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쿠팡에 들어간 국회 보좌진 출신들이 물류 전문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 저지나 국회 감시 무력화 등 '방어 목적의 기획 채용'에 동원돼 공직자윤리법상 '업무 취급 제한'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재취업을 넘어 이해충돌의 제도화이자 명백한 법 위반 사유로 보인다는 것인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쿠팡이 퇴직 후 2년간 매년 업무 활동 내역서를 제출해야 하는 고위직(2급 이상)은 배제한 채 상대적으로 취업 심사 기준이 느슨하고 사후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3·4급 이하 실무진만으로 16명 전원을 '핀셋 채용'한 점
② 노동자 사망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기업에 대형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상임위 출신 보좌진을 집중적으로 영입한 점
③ 대관 조직이 국회와 정부의 수사 기밀 등을 실시간 입수하고 사법 방해에 가까운 로비를 벌인 정황이 내부 문건과 이메일을 통해 확인된 점
④ 미국 정가에 천문학적 자금을 살포하며 한국 시장 개방 등 국익 훼손적 논리를 개발해 국내 입법 주권을 침해한 점
이에 따라 경실련은 국회 공직자윤리위가 형식적 심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직자윤리법에 명시된 조사 권한을 적극 행사해 다음 3가지 사항을 검증해야 한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① 과거 확인 : 보좌진으로 재직할 때 '쿠팡 감시' 업무를 했나? 국회 사무처 자료를 통해 이들 16명이 퇴직 전 5년 이내에 쿠팡을 대상으로 국정감사 질의서 작성, 자료 요구, 법안 검토를 한 사실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감시하던 기업으로 직행했다면 업무 연관성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② 현재 확인 : 지금 '대관 업무'를 하고 있나? 서류상 직위가 아니라 실질 업무가 뭔지가 중요하다. 공직자윤리위가 쿠팡 측에 업무 분장표(R&R)와 결재 라인 자료를 강제로 요구해 이들이 국회 대응 업무를 맡고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상 '업무 취급 제한' 위반을 가리는 핵심 증거가 된다.
③ 행위 확인 : 퇴직 후 국회에 와서 '로비'를 했나? 국회 출입 기록을 전수 조사할 필요가 있다. 퇴직 보좌진이 현직 의원실을 빈번하게 드나들며 청탁을 시도했다면 이는 공직자윤리법상 '행위 제한'을 위반한 불법 로비에 해당하므로 즉각 고발 조치해야 한다.
경실련은 "국회 공직자윤리위가 취업 심사시 97%의 높은 통과율로 사실상 '취업 프리패스' 역할을 하는 동안 전직 보좌진들은 규제 대상 기업의 방패막이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윤리위는 잠자고 있는 조사 권한을 깨워 입법부의 공정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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