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허위정보근절법 ‘허위정보 유통 금지 조항’ 추가에…민주당 지도부서 제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허위정보 유통금지’ 조항을 추가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제동을 걸었다. 담당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처리 과정에서 독소 조항으로 꼽혀 빠졌던 조항이 법사위에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도 법사위의 월권 행위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반발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22일 열리는 국회 임시회의 본회의에 수정안을 발의해 처리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0일 공지를 통해 “정보통신망법 관련 단순오인·단순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정보를 원천적으로 유통금지하는 경우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받은 바 있다”며 “이를 종합하여 조율·조정한 뒤 수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도부가 법사위의 월권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논란이 된 ‘허위정보 유통금지 조항’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과방위에서 논의 끝에 제외됐다. 하지만 법사위가 지난 18일 정통망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해당 조항을 추가했다. 상임위에서 토론을 거쳐 의결한 법안에 대해 법사위가 법안의 핵심 내용을 수정해 의결한 셈이다.
이를 두고 법사위가 체계·자구 수정 권한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에서 “법사위는 자신의 권한을 뛰어넘어 법안의 핵심 내용을 뒤엎었다”며 “개악 시도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 법안에 대해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가지고 있어 모든 법안은 법사위를 거쳐 간다. 하지만 이번 처럼 법사위가 자의적으로 법안을 수정함에 따라 상원처럼 군림한다는 비판이 여권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여권 인사인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이번 법률안 심사 과정은 우리 국회가 견지해 온 상임위 중심 운영 체계를 심대하게 무너뜨렸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는 바로 국회개혁 자문위원회가 법사위의 기능 조정에 대해 권고한 내용에서 가장 우려하던 경우에 해당한다”며 “입법조사처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 법사위에서 통과된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국회개혁 자문위는 최근 우원식 의장에게 개혁안을 보고했는데, 이 중에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23대 국회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기기도 했다.
다만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상임위 간 갈등의 차원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선 그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내용 변화는 특별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그간 충분히 조율을 해오던 의제들이고 마지막까지 미세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사안에 해당된다고 보고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법사위의 월권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미세조정 범위 내에 있던 것들이다”라며 “당은 모든 의견을 더 자세히 듣고 있고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최종안을 성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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