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허영형 기자] 4·3 당시 강경 진압의 대표 인물로 알려진 박진경 대령을 국가보훈부가 국가유공자로 등록해 논란이 된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1일 제주를 찾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면담에서 국가유공자 인정 취소와 함께 제도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보훈부는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지난 1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11일 제주를 방문해 제주도,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권 장관과의 면담에서 제주도민 사회에 제기된 깊은 우려와 상처를 직접 전달하고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제도 정비를 요청했다.
오 지사는 "국가보훈부가 조금만 더 들여다봤다면, 정부가 발행한 4·3진상보고서 내용만 확인했더라도 발급은 보류됐어야 했다"며 "저도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도민과 4·3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제도 보완을 통해 지정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며 "취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도민과 유족의 아픈 마음을 다시 보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현행 제도상 당장 취소할 수 없다면 반드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권 장관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무공훈장 수훈만으로 자동 인정하는 제도를 개선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국가보훈부의 책무"라며 "4·3의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면 제주도는 언제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가보훈부가 유사 사례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에 책임 있게 임하고, 4·3 왜곡 방지 법안의 조속한 처리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권오을 장관은 "제주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듣고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변명이나 말을 더 붙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이자 국민통합 정부인데, 이번 일로 그 기본 취지에 손상이 올까 우려된다"며 "제주4·3은 국가폭력 피해이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오랜 억울함과 한을 풀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데 국가보훈부가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후속 조치에 국가보훈부가 충분한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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