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꽤나 신경쓰이시나봐요? 8년 전과 같은 맥락입니다.
거짓말이 어설퍼
새로이가 감정을 누르며 장회장을 응시한다
새로이가 돌아서서 성큼성큼 주방으로 가버린다
근원은 소주를 쓰게 들이켜고 장회장은 게걸스럽게 밥을 먹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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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를 상대로 뭘 생각하든 자네한테는 무리야
다행인줄알게 내가 자네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걸
박부장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새로이가 어금니를 지끈 깨문다
포기하고 적당히 살아
새로이의 눈가에 분노가 인다
포기하고 적당히 무리입니다
고집 객기 제 삶 자체
장회장이 메마른 눈으로 새로이를 매섭게 바라본다
새로이는 장회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티가 났다니 다시 말씀드리죠
더딜진 몰라도 저는 단계를 밟고 있고 그 끝에 당신이 있습니다
미쳤나 이게 어디 주제도 모르고/ 넌
근원이 움찔한다
닥치고 있어
근원이 시선을 피하며 뒷걸음질친다
새로이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장회장을 노려본다
박부장 생각? 웃기지 말라 그래 아빠를 생각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무릎꿇고 죗값을 받는것 뿐이고 내가 그렇게 만들겁니다
장회장이 고개를 치켜들더니 새로이에게 바짝 다가선다
고집 객기에 허세까지 더한 개 짖는 소리 몽둥이로 맞아야겠구나
짖기만 하지 않을겁니다
그거 아나? 호랑이는 짖지 않아 그저 물어 뜯을 뿐 내 조만간 무슨 말인지 가르쳐 줌세
장회장이 묘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안녕히 가십시오! 단밤이었습니다!
새로이가 보란듯이 허리를 90도로 꺾는다
근원은 불안감 가득한 얼굴로 비웃음을 뱉고
수아는 입술을 꼭 깨물며 안타까움을 삼킨다
이서가 새로이의 등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새로이의 눈가에는 물기가 가득 고여있다
상처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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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가 자신의 상처를 쳐다본다
이서는 새로이의 상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새로이는 다른 손으로 상처를 가린다
새로이가 덤덤하게 생각에 젖는다
이서의 콧등을 타고 눈물이 흘러 내린다
뭐야
(사장님의 과거에 내가 아픔을 느낄때 좋아한다는 이 마음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새로이가 옷을 다시 덮어주려는데 이서가 새로이의 팔을 잡는다
이서는 새로이의 팔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사장님의 먹먹한 목소리에 북받치는 감정 다시는 혼자 아프게 두지 않겠다는 생각
이 남자를 건드는 놈들은 다 죽여버리겠다는 다짐)
머뭇거리던 새로이가 이서의 등을 가만가만 토닥여준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서의 눈물은 잦아들지 않고 창밖의 빗줄기도 그칠줄을 모른다
고속버스가 밤길을 달린다
이서는 고개를 앞으로 뒤로 꺾으며 자고있다
새로이는 그런 이서를 바라보며 엷게 웃다가 이서의 고개를 조심스럽게 감싸 자신의 어깨위에 기대준다
새로이가 문득 잠든 이서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창문에 비친 새로이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일렁거린다
새로이는 금세 감정을 털어내고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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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공교롭구만 / 예?
나일세 장대희
새로이의 얼굴이 얼음처럼 굳어지고 눈가에 서서히 분노가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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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가 장가 본사 앞에 서서 긴장한 얼굴로 빌딩을 올려다본다
새로이는 아빠의 유품인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결연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뚜벅뚜벅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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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못하면 사람도 없지 않겠나?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장사를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 해볼까?
해 보시죠
마지막 기회였어 자네는 후회하게 될 거야
새로이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장회장을 바라본다
저와의 악연을 끊고싶다고 하셨죠?
유일한 방법이 있는데 팁 하나 드릴까요?
당신이 모든 죗값을 받고 무릎 꿇으면 되는겁니다
장회장은 있는대로 화를 누르며 새로이를 노려본다
새로이는 여유롭게 미소까지 던지고 회장실을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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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하는건 자유입니다.
자유?
누구도 저와 제 사람들을 건들지 못하도록 제 말, 행동에 힘이 실리고
어떠한 부당함도 누군가에게도 휘둘리지않는
제 삶의 주체가 저인게 당연한
소신의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상주의자에 두루뭉술 말장난
새로이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마음에 드네.
그 잘난 자유 같이 맛 좀 보자
새로이가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새로이는 화려하게 빛나는 도시의 야경을 차분한 눈빛으로 내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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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 얼마나 됐다고 이서 없는 단밤은 상상도 안가
새로이가 허공을 바라보며 그 어느때보다 밝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