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지훈을 보면 “감정을 크게 보여주는 배우”보다는 “감정이 안에서 먼저 움직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
특히 지금까지의 작품을 보면 이 특징이 꽤 일관돼. 《약한영웅》의 연시은과 《왕과 사는 남자》의 이홍위는 전혀 다른 인물인데, 두 캐릭터 모두 말보다 눈빛과 호흡, 미세한 표정 변화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었어. 실제로 ㅇㅎㅈ도 박지훈의 눈을 보면 캐릭터가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고, 박지훈의 눈빛을 연기의 중요한 강점으로 평가한 인터뷰들이 있어.
내가 생각하는 박지훈의 가장 큰 특징은 '여백'이야
박지훈은 감정을 100까지 다 보여주는 스타일보다
20 → 30 → 40 정도만 보여주는데 나머지 60을 보는 사람이 채우게 만드는 쪽에 가까워 보여.
예를 들어 연시은이 화가 났다고 해서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는 게 아니라, 가만히 상대를 바라보는 눈이나 아주 짧은 표정 변화로 “얘 지금 진짜 화났구나”를 느끼게 하는 식이야. 《약한영웅》 당시 본인도 캐릭터에 자신의 외로움을 입혔다고 이야기했고, 단순히 '박지훈이 연기한다'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
그래서 나는 박지훈에게 카메라가 가까이 붙는 연기가 특히 잘 맞는다고 생각해.
그리고 굉장히 재미있는 게 '소년성'과 '강단'이 같이 있어
박지훈 얼굴에는 아직 상당한 소년적인 느낌이 있어.
그런데 목소리나 눈빛, 자세가 들어가면 갑자기 굉장히 단단해져.
이 대비가 연시은에서도 강하게 보였고, 단종에서는 더 극적으로 활용됐어.
《왕과 사는 남자》에서 박지훈은 처음에는 어린 왕의 여리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점차 목소리의 호흡과 힘을 변화시키면서 인물의 내적 변화를 표현했다고 직접 설명했어.
그래서 박지훈은 완성형으로 강한 남자보다
약해 보이는데 알고 보면 강한 사람
을 연기할 때 굉장히 독특한 매력이 생겨.
《왕과 사는 남자》를 다룬 《씨네21》도 박지훈의 처연한 눈과 강단 있는 목소리를 단종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짚었어.
그런데 나는 아직 박지훈의 진짜 '범위'가 다 나온 건 아니라고 봐
이게 중요한 것 같아.
지금까지 배우 박지훈의 이미지를 결정한 건 사실상
연시은 → 사조 현/악희 → 단종
이 세 캐릭터가 굉장히 커.
셋 다 공통적으로 내면에 상처가 있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상황에 의해 극단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인물이야.
그러다 보니 박지훈이 밝고 평범한 사람, 능글맞은 사람, 아주 성숙한 어른, 악한 사람을 연기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충분히 보지 못했다고 생각해.
오히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궁금해.
특히 박지훈은 '악역'을 하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아
무서운 얼굴로 소리 지르는 악역 말고,
너무 평범하고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하는 역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어딘가 이상하고,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사람.
왜냐하면 박지훈은 얼굴 자체가 선하고 청초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 이미지와 행동의 불일치를 이용하면 굉장히 강한 효과가 날 것 같거든.
그리고 본인도 최근 인터뷰에서 새로운 역할로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그래서 나는 박지훈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
“감정을 크게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시간을 보여주는 배우.”
그리고 아직 젊은 배우라서 더 재미있어.
이미 《약한영웅》에서 아이돌 박지훈과 배우 박지훈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고, 《왕과 사는 남자》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영화의 중심에서 ㅇㅎㅈ과 호흡하면서도 자기 캐릭터의 존재감을 가져갔어.
그래서 지금의 박지훈은 “연기를 잘한다”에서 끝나는 배우라기보다, 어떤 역할을 만나느냐에 따라 배우의 색이 더 만들어질 단계에 있다고 봐.
얼굴이 예쁜데 연약하기만 하지 않고, 목소리는 생각보다 깊고, 눈빛에는 슬픔이 있는데 그 안에 버티는 힘이 있어.
이 조합이 박지훈 배우의 꽤 독특한 무기인 것 같아.

차기작이 궁금해서 지피티한테 지훈이 필모랑 지훈이의 연기에 대해 물어봤어 ㅋㅋㅋㅋㅋ 다음 차기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5. 그리고 내가 정말 궁금한 건 '평범한 사람' 역할
사실 이게 배우로서는 가장 어려울 수도 있어.
특별한 능력도 없고, 비극적인 과거도 없고, 악역도 아니고 왕도 아닌 사람.
그냥
29살 직장인.
아침에 출근하고, 친구 만나고, 연애하고, 부모님이랑 싸우고, 월급날 기다리는 사람.
그런데 어느 날 인생에서 큰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람이 조금씩 변해가는 이야기.
왜냐하면 지금까지 박지훈의 대표적인 역할들을 보면 캐릭터 자체에 굉장히 강한 설정이 있었거든.
연시은 → 학교폭력과 생존
사조 현/악희 → 1인 2역
단종 → 역사적 비극
강성재 → 군대/취사병이라는 특수한 환경
그래서 다음 단계에서는 오히려 설정이 강한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작품도 재미있을 것 같아.
이것도 넘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