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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기획] 박지훈은 왜 눈빛 하나에도 ‘서사’가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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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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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빛 갈아끼웠네.”


  박지훈을 두고 요즘 자주 나오는 말이다. 말 그대로다. 작품이 바뀔 때마다 얼굴이 달라진다. 정확히는 눈빛이 달라진다. 처연하다가, 서늘하다가, 어리숙하다가, 어느 순간엔 서러움과 원한까지 한 번에 담아낸다. 대사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눈이 먼저 사연을 풀어놓는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왜 유독 박지훈에게는 ‘서사’라는 단어가 따라붙을까. 단지 잘생겨서도 아니고, 팬덤이 커서만도 아니다. 대중은 박지훈을 완성형 스타보다, 계속해서 다음 단계를 증명해온 인물로 받아들여왔다. 그래서 그의 눈빛 하나에도 “저 안에 뭔가 있다”는 식의 해석이 붙는다.

드라마 ‘약한영웅’으로 “쟤 누구야?”를 묻게 하더니,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제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는 처연한 단종의 얼굴을 벗고, 어리숙하지만 묘하게 짠한 취사병으로 돌아왔다. 단종 앓이가 끝나기도 전에 짬밥 냄새를 풍기며 나타난 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또 설득된다.



시작은 ‘윙크남’이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지훈의 출발점은 분명 강렬했다.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그는 101명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마루기획 소속 연습생이었던 그는 대형 기획사의 막강한 화제성 사이에서도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최종 2위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멤버가 됐다.

당시 박지훈을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단어는 ‘윙크남’이었다. 엔딩 장면에서 보여준 특유의 윙크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의 상징처럼 소비됐다. 귀엽고 밝고,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아이돌. 그 시절의 박지훈은 대중에게 그렇게 각인됐다.

워너원 활동도 화려했다. 골든디스크어워즈, 멜론뮤직어워드, MAMA 등 주요 시상식 신인상을 휩쓸며 단숨에 최정상급 아이돌로 올라섰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너무 강한 첫 이미지가 배우로 가는 길에서는 벽이 되기도 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따라붙는 선입견은 늘 비슷하다. “연기는 괜찮을까”, “팬덤으로 버티는 것 아닐까”, “이미지가 너무 강하지 않나.” 박지훈 역시 이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급하게 포장을 바꾸기보다, 작품을 하나씩 통과하는 방식을 택했다. 


‘조선혼담공작소’,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을 거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 시기 박지훈은 화려한 한 방보다 경험치를 택한 배우에 가까웠다. 크게 떠들지 않았지만,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축적이 어느 순간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뒤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약한영웅’에서 대중은 처음으로 다시 물었다, “쟤 누구야?”


전환점은 ‘약한영웅’이었다. 박지훈은 학교폭력 속에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는 연시은을 연기했다. 이전의 밝고 소년 같은 이미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마른 얼굴, 눌러 담은 분노, 쉽게 흔들리지 않는 눈빛. 그가 연기한 연시은은 작고 조용했지만, 화면 안에서 밀도가 컸다. 


이 작품에서 박지훈은 감정을 크게 터뜨리는 방식보다, 감정을 꾹 눌러 담는 방식을 택했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긴장감, 상처, 분노를 전달했다. 말보다 침묵이 더 시끄러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를 다시 봤다. “박지훈이 이렇게 연기했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중요한 건 이때부터 대중이 박지훈을 캐릭터와 겹쳐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연시은의 불안, 결핍, 절박함이 박지훈의 이미지 위에 얹혔다. 그는 단순히 배역을 소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 서사와 캐릭터의 생존 서사를 맞물리게 만들었다.

배우에게 이런 순간은 중요하다. 얼굴은 익숙한데,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 대중이 기존 이미지를 잠시 잊고 캐릭터를 먼저 보게 되는 순간. 박지훈은 ‘약한영웅’에서 그 지점을 통과했다.

이후 그에게 붙은 말이 ‘눈빛 연기’였다. 흔한 칭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박지훈에게는 꽤 정확한 표현이다. 그의 눈빛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을 남겨둔다. 그래서 시청자는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얘는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그 질문이 곧 서사다.


‘왕과 사는 남자’, 가능성은 확신이 됐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박지훈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그는 비운의 왕 단종 이홍위를 연기했다. 첫 상업 영화 주연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배우 박지훈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꿔놓았다.

박지훈의 단종은 단순히 불쌍한 왕이 아니었다. 극 초반에는 어린 왕의 불안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쌓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권력과 운명 앞에서 무너져가는 인물의 감정을 밀도 있게 보여줬다. 울기 직전의 눈, 체념과 원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표정, 말보다 먼저 떨리는 호흡이 인물을 설명했다.

관객들은 “박지훈이 아닌 단종은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해진 역시 “영향을 받은 게 많다. 고마운 존재”라고 평했다. 선배 배우의 이런 말은 그냥 덕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현장에서 상대 배우에게 받은 에너지와 자극이 있었다는 의미다.

성과도 숫자로 따라왔다.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수 1684만 명을 돌파했고, 실관람객 평점 8.87점을 기록했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달리는 작품으로 자리하며, 박지훈은 단숨에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물론 타이틀은 달콤하지만 무겁다. 천만 배우라는 말은 박수이면서 동시에 다음 질문이다. “그다음엔 뭘 보여줄 건데?” 배우에게 흥행작 이후의 차기작은 늘 시험대다. 흥행이 배우의 실력을 증명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배우를 더 냉정하게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박지훈은 여기서 안전한 선택만 하진 않았다. 처연한 왕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은 직후, 그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단종에서 취사병으로. 왕좌에서 군대 식당으로. 이 변신 폭만 놓고 보면 꽤 과감하다.


단종에서 취사병으로, 이번엔 코미디까지 한다


‘왕과 사는 남자’ 이후 박지훈의 차기작은 티빙, tvN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이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총 대신 식칼을 들고,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취사병이 퀘스트 화면을 따라 전설로 거듭나는 밀리터리 ‘짬밥’ 코미디다.

설정부터 가볍다. 그런데 박지훈이 맡은 강성재는 마냥 웃기기만 한 인물이 아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악착같이 살아온 청년이고, 부친상을 겪은 뒤 상실감과 우울증을 안은 ‘S급’ 관심병사다. 도망치듯 입대한 군대에서 예상치 못한 취사병 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변해간다.

여기서 박지훈의 눈빛은 다시 달라진다. ‘왕과 사는 남자’의 처연함은 사라지고, 어딘가 어수룩하고 얼빠진 듯한 생활감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 안에 또 짠함이 있다. 웃기려고만 하면 과해질 수 있는 코미디를, 박지훈은 인물의 결핍 위에 얹는다. 그래서 장면이 가벼워도 캐릭터가 붕 뜨지 않는다.

초반 반응도 좋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6%대를 뚫으며 월화극 판도를 흔들었다. 2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6.2%를 기록했다. 1회 5.8%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군대, 요리, 게임 판타지라는 독특한 조합에 박지훈의 코미디 변신이 맞물리며 초반 화제성을 확보했다.


멋있으려고 하지 않을 때 더 잘 보이는 배우가 있다. 박지훈이 지금 그렇다. 단종 오빠가 취사병이 됐는데, 이상하게 납득이 간다. 이것도 능력이다.


사람들이 박지훈에게 서사를 붙이는 진짜 이유


박지훈에게 서사가 붙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외모, 팬덤, 인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대중에게 ‘잘된 스타’보다 ‘계속 증명해온 배우’로 읽힌다. 그래서 캐릭터의 결핍과 배우의 성장사가 자주 겹쳐 보인다.

아이돌로 너무 강하게 출발했다는 점도 오히려 서사의 재료가 됐다. ‘윙크남’이라는 밝은 이미지에서 시작해, 연시은의 차가운 생존 본능, 단종의 처연한 운명, 강성재의 어리숙한 현실감까지 온 박지훈의 변화는 단순한 이미지 변신이 아니다. 단계마다 스스로 이전 이미지를 벗고 다음 얼굴을 증명해온 과정이다.

대중은 그런 배우에게 약하다. 완벽해서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가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박지훈의 얼굴에는 아직 소년성이 남아 있다. 동시에 그 안에는 절박함과 성실함, 어딘가 불안정한 감정이 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입었을 때 감정이 쉽게 붙는다.


눈빛 하나에도 서사가 붙는다는 말은 결국 이런 뜻이다. 박지훈의 눈은 예쁘게 빛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인물이 지나온 시간, 말하지 못한 감정, 다음 장면의 불안을 품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는 그의 눈을 보면 설명되지 않은 이야기를 먼저 상상한다.

배우에게 가장 좋은 순간은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넘어, “저 인물이 궁금하다”는 반응을 얻는 순간이다. 박지훈은 이미 그 문턱을 넘어섰다. ‘약한영웅’으로 다시 발견됐고, ‘왕과 사는 남자’로 확신을 줬으며,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또 다른 얼굴을 꺼냈다.

그래서 박지훈의 다음이 궁금하다. 이번엔 어떤 눈빛일까. 또 얼마나 갈아끼울까. 그리고 대중은 아마 또 알면서도 놀랄 것이다. 박지훈이라는 배우의 서사는 아직 끝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천만 배우’로서 차기작 부담은 없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지훈은 “긴장은 했지만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의 성적을 떠나서 작품 안에서 제가 어떤 걸 표현할 수 있고 어떤 에너지를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 답변은 꽤 박지훈답다. 결과보다 과정, 타이틀보다 표현. 실제로 ‘취사병’ 속 박지훈은 생활 연기의 디테일로 반응을 얻고 있다. 샤워 장면, 자다 깨는 연기, 어색하게 군 생활에 적응하는 표정 등이 커뮤니티에서 회자됐다. “드라마 남주 샤워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생활연기 진짜 잘한다”, “찰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https://m.wikitree.co.kr/articles/1136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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