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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알림을 박보검과 함께 박보검 목소리로 알림음을 바꾼지 3주차, 삶의 질이 부드러워졌다.

무명의 더쿠 | 10:33 | 조회 수 51

앱 알림을 '무해한 목소리'(박보검)로 바꾼 효과에 대한 시민의 이야기라고 함ㅋㅋㅋ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11675?sid=103

오마이뉴스 정현주 

 

 

"가만히... 움직이지 말고... 내 눈을 똑바로 보세요."

그가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들이마신 숨을 가슴에 담은 채 그를 바라본다. 그도 내 눈을 바라본다. 쿵쿵쿵쿵,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심장소리가 베이스처럼 울려 퍼진다. 그의 하얀 손이 내 뺨 위로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당근!"

안과 진료 중이었다. 며칠 전부터 못 볼 꼴을 본 것도 아닌데, 눈에 이물감이 있었다. 진료 결과, 눈꺼풀 안쪽에 두 개의 결석이 발견되었다. 요로결석처럼 눈에도 잉여지방이 뭉쳐 돌처럼 생긴다고 한다. 마취약을 바르고 핀셋 같은 기구로 압출을 해야 하는 치료였다.

겁 많은 여학생처럼 눈을 크게 뜨고, 의사의 핀셋에 운명을 맡기고 있던 그때였다. 내 얼굴과 의사 사이에 있던 휴대폰에서 분위기를 와장창 깨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시죠? 그 오두방정 여자 목소리.

"당근!"

의사와 나는 동시에 입술을 꽉 깨문다. 나는 창피해서, 의사는 웃음을 참느라. 그런데 눈치 없는 당근 언니는 떼창을 한다. 당근, 당근, 당당당근.

뒤늦게 만난 중고거래, 그리고 목소리

눈 치료를 마치고 나왔는데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 병원 문 앞에서 당근 앱부터 열었다. 앞에 당근이 있다면 채찍으로 맴매를 해주고 싶었다. 진동 설정을 안 한 내 잘못보다, 이 알림 소리가 더 밉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집에서 "당근, 당근" 울려 퍼지는 소리가 가족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있던 참이었다.

너는 이제 해고야.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그렇게 호들갑 떨면 어쩌라고. 굿 굿바이. 요란하던 당근 언니는 목소리를 잃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난번 깨방정 사건으로 알림을 진동으로 바꿔놓은 게 사달이 났다. 2시에 만나기로 한 고객님이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약속 시간이 되어 휴대폰을 열었고, 일렬로 째려보고 있는 메시지들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 물론 전부 내 잘못이라고 하기엔 억울했다. 하지만 알림음만 들렸어도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

씩씩거리며 지하철역으로 가고 있다는 고객님을 사정사정해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7만 원짜리 신발을 자체 네고로 5만 원에 넘겼다. 대화창을 몇 번이나 읽어봐도 억울했다. 이게 다 알림음 때문이다. 욕 먹고, 눈치 보고, 손해 보고, 당근을 했는데 채찍으로 맞은 듯 얼얼했다.

한창 남들이 골목에서 "당근이세요?" 하고 접선할 때 나는 돈을 버느라 짬이 없었다. 집안에 인물값 못하고 잠만 자는 물건들이 눈에 밟혔지만 사진을 찍고, 올리고, 약속을 잡기엔 일상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다 이제는 당근이 골목에서 경도(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고 동네 친구를 찾는 용도로 바뀌는 지금, 뒤늦게 중고거래를 시작했다. 이제 퇴사도 했고 시간도 있었다. 막 시작한 일이 알림음 하나로 위기에 봉착했다. 다시 알림음을 음성으로 바꿀까 뒤적이는데, 눈에 들어오는 세 글자가 있었다. 처음 설정할 때는 없었던 이름이었다.

 

닿을까 말까, 액정 위에서 망설이던 손가락이 톡, 닿는다. 그 순간 소리가 울린다. 진짜 박보검이다. 맑고 고운 목소리, 참 착한 목소리. 며칠 전 보검 매직컬에서 웃고 있던 박보검 원장이 우리 집으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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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음 하나 바꿨을 뿐인데 삶의 온도가 달라졌다. 짜증을 부르던 소리는 어느새 기분을 끌어올리는 신호가 되었다. 왜일까. 나는 보검복지부에 가입할 만큼의 열성 팬은 아니다.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와 음악 방송,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종영한 예능 <보검 매직컬>을 보며 '참 예쁜 청년'이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그의 목소리만 들으면 미소가 지어질까. 이유는 단순했다.

 

무해함이었다. 박보검의 목소리에는 한마디 말에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기분이 부드러워진다. 무엇보다 나를 건드리지 않는 안전한 존재라는 믿음이 있다. 생각해보니 나는 점점 나를 건드리지 않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미소가 지어지고, 눈이 반달이 되는 게 아닐까. 진짜 보검 매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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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온도가 달라지는 경험

알림음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면, 이름 하나로도 마음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휴대폰 연락처를 열어 저장된 이름을 본다. 맨 윗칸에 '남편'이 보인다.

가물가물 기억을 따라가 보니 20년 전에는 '사랑하는 자기'였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하트 두 개가 꼬리에 매달려 있었다. 한동안 '대주님'인 적도 있었다. 주민등록표 세대주를 빗대어 가장의 위치를 높여주려는 의도였다. 동갑내기, 정확히는 5개월 연하인 남편은 "대주님"이라고 부르면 "오냐"라고 거드름을 피웠었다.

꽤 오랜 시간 머물렀던 이름은'남의 편'이었다. 5년 가까이 사용했던 것 같다. 시아버님의 치매, 시어머님의 파킨슨병, 요양원의 입원과 퇴원 속에 서로가 한 팀이 되지 못하고 힘들어했던 날들이었다. 결국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고. 나를 건드리는 존재라며 휴대폰에 방어벽을 치듯 꾹꾹 눌러 저장을 했었다. 그리고 어느 봄날 같은 순간, 서로의 처지가 안쓰럽다고 느끼던 어느 날에 전국민 공식 닉네임 '남편'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저장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마음을 정리하는 다른 방식이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이름을 바꾸며 관계의 온도를 조절해왔다. 나는 사람을 저장해온 게 아니라, 감정을 저장해왔다. 그러고 보니, 지금 우리 남편도 박보검 못지않게 무해한 사람인데 '남편'이라는 이름은 너무 무심하지 않나. 남편 이름도 바꾸고 싶어졌다.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알림일까.

"휴대폰에 엄마를 뭐라고 저장해놨어?"
딸도 "맘"
아들도 "맘"

저녁 식탁에서 물어본 질문에 두 아이들은 똑같은 대답을 했다. '맘'은 어떤 얼굴을 한 글자일까. 나는 그들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알림일까. 아니면 소리를 줄여놓고 싶은 알림일까.

알림 하나에 웃고, 하루의 온도가 달라진다. 나는 당근 알림음을 바꾸며 기분을 바꿨다. 박보검의 무해한 목소리 하나로, 하루의 온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사람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일은, 어쩌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직, 박보검만큼 무해한 이름을 찾지 못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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