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닷새간 치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가 23일 모든 일정을 마쳤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는 품새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졌다. 품새에는 남녀 개인·단체전에 금메달 4개가 배정됐다.
품새가 추가되면서 겨루기는 2014년 인천 대회의 16체급(남녀 8체급씩)에서 남녀 5체급씩, 10체급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태권도에 걸린 총 금메달도 14개로 4년 전보다 2개가 줄었다.
다만, 겨루기 16체급만 치를 때도 특정 국가로 메달이 쏠리는 것을 막고자 한 나라에서는 최대 12체급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나라가 10체급 전 종목에 출전할 수 있었다. 품새에도 4체급 모두 선수를 내보낼 수 있어 우리나라로서는 획득할 수 있는 전체 금메달 수가 4년 전보다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겨루기 체급 수는 줄었지만 이번에도 4년 전과 같은 금메달 6개를 목표로 잡았다.
품새는 전 종목 싹쓸이를 노렸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겨루기에서 남녀 한 체급씩만 빼고 모두 메달을 땄다.
하지만 겨루기와 품새 모두 목표치의 반타작에 그쳤다.
겨루기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남자 58㎏급 김태훈(수원시청)과 68㎏급 이대훈(대전시체육회), 여자 67㎏초과급 이다빈(한국체대)이 '금빛 발차기'를 날렸다.
이대훈은 아시안게임 태권도 사상 첫 3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김태훈과 이다빈도 체급을 달리해 2회 연속 우승을 일구는 등 한국 태권도 역사에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품새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땄다.
남자 개인전의 강민성(한국체대), 한영훈(가천대)·김선호(용인대)·강완진(경희대)으로 팀을 꾸린 단체전에서 초대 챔피언이 됐다.
한국은 태권도가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1986년 서울 대회부터 8회 연속 종합 우승을 이뤄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때는 태권도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그동안 태권도는 국제종합스포츠 대회에서 우리나라 전체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에 큰 힘을 보태며 효자종목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의 평준화에 가속이 붙은 최근에는 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체면을 구기는 일이 잦아졌다.
아시안게임에 전자호구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중국(금4, 은2, 동4), 이란(금3, 은2, 동4)을 제치고 종합 우승은 차지했지만 금메달 수에서는 애초 목표치의 반타작에 그친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남녀 모두 사상 처음으로 1위 자리까지 내줬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맹주가 사라진 세계태권도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겨루기에서 남자는 우리나라와 이란이 2개, 우즈베키스탄이 하나의 금메달을 챙겼고 여자부에는 다섯 개의 금메달을 우리나라와 중국, 태국, 대만, 요르단이 하나씩 나눠 가졌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상대는 철저하게 우리 선수를 분석하고 나온 느낌이다"라면서 "우리는 이에 대비한 전략이 부족했고, 자만했던 것 같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한국 태권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기대를 받는 강보라(성주여고)의 경우 8강에서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에게 8-27로 무릎 꿇었다.
강보라는 아시안게임 전초전 격으로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옹파타나키트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해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한국인 감독의 지도를 받는 옹파타나키트는 석 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강보라 앞에 섰다.
김종기 총감독은 "이제 돌아가면 다시 여려가지 분석을 할 것이다"라면서 "내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 2020년에는 올림픽이 열린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도전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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