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옥 호석 철이 영화 속 이 가족의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 며칠간 잊을 수가 없었어
전도연 설경구는 오랜 커리어 속에
분명 이런 레벨의 캐릭터를
이미 몇 번이고 연기해 본 것도 같은데
영화 속에선 그게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그냥 미옥과 호석이었어
그 점이 곱씹어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특히 설경구는 이런 평범한 어른 남자 캐릭터도
켜켜묵은 감정을 토해내는 연기도
이미 수없이 보여준 것 같았는데도
처음 본 것 처럼 충격적이었고
마지막 호석의 눈빛과 눈물이 참 슬펐어
저런 슬픔을 연기로 표현해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급히 번갈아가는 것 같은
솔직하고 산만한 미옥의 감정과
잔잔하다가 예고없이 순간적으로 터져흐르는
호석의 감정이 뒤섞이면
뭔가 불협화음인데도 왠지 매력있게 들리는 음악 같았고
엄마 아빠가 저마다의 사정으로 감정으로
각자 복잡하고 곤란한 상황에 치여있을 때
아주 조용히 그들의 그림자가 되어서
결국 그들을 누구보다 가까이 닮아가는 철이까지
아름답고 슬픈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