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은 평범한 SF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의 괴물을 창조했다. 아름답고, 난폭하며, 때로는 혼란스럽고,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괴물. 그리고 그 괴물은 어느 하나의 틀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
『HOPE』는 가장 강렬한 순간에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한때 불러일으켰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와 마주하고,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규칙에 따라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HOPE』는 그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끼지 않는다. 그 아이디어를 가져와 경계를 찢어버리고, 훨씬 더 거대한 무언가로 확장한다. 생존을 위한 싸움은 만남으로, 공포는 매혹으로, 그리고 어느 순간 괴물 영화는 과연 여기서 누가 누구를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뀐다.
그 모든 것은 놀라울 정도로 작게 시작된다. 외딴 공동체, 이상한 발견,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 그리고 영화는 폭발한다.
그 뒤에 펼쳐지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드물게 경험하는 에너지를 가진 영화 그 자체다. 거대한 이미지, 환상적인 촬영, 블랙코미디, 호러, SF와 액션이 서로 충돌한다. 『HOPE』는 불과 몇 분 사이에 아름답다가도 황당하고, 무섭다가도 엄청나게 웃길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예측할 수 없음이 이 영화를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특히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영화가 등장인물들에게 인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답을 내놓는 흠잡을 데 없는 액션 영웅들이 아니다. 그들은 두려워한다. 잘못된 선택을 한다. 자신들이 무엇과 맞서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거대한 스펙터클이 놀라울 정도로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HOPE』에는 세상 어떤 예산으로도 살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개성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위험하게 시도하려는 감독을 느낄 수 있다. 우리를 놀라게 하고 싶어 하는 감독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영화의 모든 선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감독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5분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형 SF 영화에 대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게 언제였을까?
어쩌면 바로 그 지점에 이 영화 전체의 심장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HOPE』는 단순히 훌륭한 SF 영화 그 이상이다.
『HOPE』는 영화관에 보내는 선물이다.
거대한 스크린에 보내는 러브레터다. 아직도 위험을 감수하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필요할 만큼 거대한 이미지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그리고 불이 꺼지고, 몇 시간 동안 영화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각에 보내는 러브레터다.
외국인들 후기 통찰력있고 좋은게 진짜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