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에는 보여주는 정보 그대로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약간의 상징과 미학을 주제랑 이어서 분석하면 땡이었거든?
물론 깊이있는 성찰도 가능하고 화면 하나하나 미장센 뜯어보는 재미도 있지만 보여주는 정보 이상의 상상을 극대화 하지는 않았단 말야. 요즘 영화는 대부분 캐릭터나 세계관이나 영화 속에 어지간하면 공개되어 있는 상태니까...
근데 호프는 좀 다르긴 하다
이 영화의 만듦새 (특히 스토리의 구멍, 대사의 아쉬움 등등)는 아쉬운데 반면에 마치 거대한 장편대하소설의 프롤로그 에피소드의 시작만 열어보고 뒷부분이 암흑시야로 가려진 그런 작품 같아
상징과 비유가 일차원적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를 꿈꾸게 하는 힘이 있네
확실히 요즘 스타일의 문법은 아니다
요즘은 가장 임팩트 있는 감정폭발 씬을 전면에 배치하고 왜 이리 된 건지 과거부터 쫘라락 다 보여주는데 호프는 걍 냅다 미지의 세계로 머리채 잡고 던져버림
관객들조차 이게 뭔데?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외부와 차단시키듯 정보를 차단해버렸어
어찌보면 호포항의 인간들처럼 우리도 걍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영화 내내 당하는 거야. 이게 뭔 의미인지 왜 이런 건지 모르고 폭격을 맞다가... 뒤늦게서야 지나간 일들에 대해 반추하면서 사서가 된 것처럼 사건을 재조립해 보는 거지
그렇게 관객이 피해자의 눈으로 사서가 되고, 기억에 상상이란 추리가 더해져 하나의 가상세계 역사로 기록되어가는 경험이 만들어지는 게 재밌다 ㅋㅋㅋ
이 구멍난 작품이 마치 구멍난 우주전쟁사에서 빠져 나온 퍼즐 한 조각 같음
호프의 관객들은 거대한, 우리가 미처 모르는 미지의 우주시대의 아주 작지만 위대한 여정의 시작에서 중요한 퍼즐조각 하나를 마주한 걸지도? ㅋㅋㅋ라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