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 수 있나 싶지만 어쩌다 보니까
스타워즈 시리즈를 단 한편도 못 봤는데
그래서 어떤 내용도 모르는 상태로 보러감
아임 유어 파더, 광선검, 다스 베이더, 우주 도사
말고는 선행지식이 1도 없는 상태로
1년에 영화를 극장에서만 100편도 넘게 보는데!
나도 내 자신이 믿기지 않았으나!
세상에 있는 모든 영화를 볼 수는 없는거니까 ㅠ

스페이스 오페라의 겉모습을 하고 있긴 하지만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는 일종의 하드보일드 탐정물임
그 골격은 이러함
1. 의뢰인이 탐정 사무실에 찾아옴
2. 의뢰는 간단해 보임.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것.
3. 탐정은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누비게 됨
4. 술집, 뒷골목, 정보상, 범죄 조직의 말단을 만남
5. 실종자는 어두운 세계와 이미 연결되어 있음
6. 실종자와 관련된 뒷세계의 의문스러운 거래가 있음
7. 실종자를 구해내지만, 의뢰가 거짓이라는 걸 깨달음
8. 그 과정에서 사건의 진상과 비밀이 폭로됨
9. 탐정은 의뢰인의 뜻을 저버리고, 자신의 윤리로 사건을 마무리함
그러니까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행성이
블레이드 러너 같은 모양새인 건 당연해 보임
밤거리와 네온과 범죄와 알콜과 깡패들의 싸움
은밀한 뒷거래가 있어야 성립하는 장르니까
그래야 주인공이 정보를 파는 사람을 만나고,
술집에 들어가고 몸싸움을 하며 보스를 만날 수 있는 것임

주인공이 찾는 로타는 팜므파탈 변주인데;;
이런 얼굴이 팜므파탈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사실 꼭 여자일 필요도 없는거라서..
이런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는 인물이자
탐정의 판단을 흔들고
치명적인 비밀을 갖고 있고
매우 모순된 심리의 소유자이며
사건을 갈수록 미궁으로 몰아넣는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보면 됨;
의뢰 자체가 썩어 있으며
실제로는 헛 쌍둥이와 제국 잔당이 연결된
정치범죄 음모가 숨어 있다는 것도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전개라 할 수 있고
물론 스타워즈 액션 영화인데다
유사 부자 멜로드라마가 이 영화의 중심이니까
뒷부분에서 이게 뒤집히긴 함

이게 제일 과감하고 재미있는 부분인데
탐정이 쓰러지고 난 뒤에 주인공이 바뀌면서
어린애가 탐정을 살리는거라서 ㅎㅎ
하드보일드 탐정은 원래 고독한 남자이지만
여기에 이상한 변주를 줘서 그걸 깨는거임
이 영화의 만달로리안은 강해서 살아남는게 아니라
누군가를 지켜주고, 돌봐주고,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
귀엽고 감동적인 장면으로도 볼 수 있으나
장르와 주인공을 바꾸면서
매우 색다른 재미를 주는 부분이기도 함
그래서
명작인지는 알수 없지만 어쨌든
SF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액션과 가족드라마
이것저것이 특이하게 조합된 혼종이 되는 것이고
누가 무슨 영화인지 물어보면
'정체는 뭔지 모르겠는데요
스타워즈 안 본 사람도 볼수 있는
우주 하드보일드 액션 육아 느와르에요'
라고 설명 가능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