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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재밌게 보고 온 후기 및 개인적인 해석(ㅅㅍ 한가득)

무명의 더쿠 | 02:34 | 조회 수 79

감독 정말 미쳤어
온갖 장르가 범람하는 시대에 새로운 장르를 정립한 사람답게

영화에 와서도 너무 잘 찍었더라구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으로 해석한 부분이니 적당히 참고만 해줘

 

난 사실상 영화 주인공을 메리로 봤어
영화 첫 장면이 모녀(메리와 메리엄마)가 그들의 집이 리지 타워 건설부지가 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메리의 사본이 백룸에 갇히는 것으로 끝나거든.
 

또 영화 초반부부터 몇가지 대사가 반복되는데

그 중 하나는 메리가 심리상담가임을 홍보할 때 나오는 말이거든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나는데
유리벽? 방?안에 갇혀 바깥만 바라보는 기분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람들은 마음에 벽을 쌓게 되고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좋은 건 아니다,
사실 그 문은 잠겨있지 않다, 내가 도울 수 있다 라고 하는 것 말야

근데 이 대사는 사실상 메리의 어릴 적 삶 그대로야
엄마한테 감금당해서 바깥을 볼 수 없이 갇힌 삶
방 안에 있으니 창문 걸쇠를 풀 수도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삶

메리는 이런 유년시절에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아
왜냐면 메리의 기억이 자꾸 갇힌 유년시절에 머물러있거든
엄마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메리 홀로 남은 낡은 집이
이윽고 살바도르 달리의 일그러진 그림처럼 변하다가
점점 가구가 낡아 부스러져서 사라지고
가구도 사라지고 벽과 흔적만 남고
그 벽에 간 금이 작은 구멍이 되고
이윽고 비대칭한 커다란 구멍이 되어 자리한 씬
이 씬이 메리가 자라오면서 겪은 정신세계를 형상화한 것 같았어
어린 시절의 생생한 공포가 점점 왜곡되고 흐릿해져서 이제는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자리한 금은 점점 커져서 어느순간 성인인 메리의 정신에 자신도 모르는 큰 구멍을 남겨놓은 거지

메리는 이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상담사가 되었나 싶었던 것 같아
정작 영화 내내 창문 너머로 벗어나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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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여겨봐야 할 씬이 있어!
메리 엄마가 정신병원 안에 있는 씬인데... 바로 이 직전에 메리가 병원의 창문을 봐
지금까지 본 창문은 안쪽에서 죄다 막은 창문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창문 너머의 바깥을 보고있단 말야
근데 그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또 맞은 편 건물의 창문이야. 그리고 그 창문에는 쇠창살이 있어
즉 창문 프레임 안의 창문에 달린 쇠창살이거든
엄마라는 감금의 원인이 사라지고 이제 바깥을 볼 수 있는가 했더니
그 창문 너머로 완전히 막힌 다른 창문이 존재한단 말야


이 창문 씬이 어떻게 이어지냐면
영화 최후반부에 메리가 클락의 지하실로 나왔다고 생각해서 바로 1층 현관으로 가잖아?

근데 현관문 너머에는 노란 벽이 있는거지
메리는 끝까지 프레임 너머를 뚫지 못하고, 저 한겹 벽을 뚫지 못하고(break through the pane이랑 반대되는) 문 앞에서 좌절하는 거지
마지막에는 에이싱크에게 구조되는데 이번에도 못나가
거기서도 필에게 그러잖아 나 나갈 수 있냐고...
이번엔 진짜 구조되어 밖으로 나가나 싶었더니 또 감금된 거니까
여기서도 메리 옆으로 거대한 창문이 존재하는데, 이제 이 창문은 취조실 창문이라서 시커멀 뿐이야
스스로 나가고 싶어해도 번번이 좌절되어 결코 나갈 수 없는거지

아, 그리고 메리 엄마가 편집증적으로 집을 막고 정신이 망가진 이유는
어쩌면 메리 집에서 백룸이 열린 탓이 아닌가 싶어
메리 집을 부수고 지은 타워가 혹시 그 MRI 회사인가 싶기는 한데 연결고리는 전혀 모르겠고 그저 추측이야

 


그리고 클락에 대해서...
클락의 이혼사유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아
주어진 정보에 의하면 일 많이하고 술 마시고 밤늦게 들어왔다가 컵을 깨뜨렸고 언쟁이 있었다,
집세는 내가 낸다, 아내가 변호사 공부하는 학비도 내가 다 내준다, 나는 아내를 위해서 건축가를 포기하고 싸구려 가구점을 운영하며 종일 돈을 번다
이 정도야

근데 정작 클락은 본인이 집세내는 그 집이 아닌 가구점 안에서 잔단말야?
게다가 클락이 영화 초반에 상담을 할 때 순식간에 언성이 높아지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점
클락의 괴물 버전이 작 중 제일 폭력적이라는 점
클락이 부점장의 머리를 냉장고에 보관하고
또 아무리 아무것도 못느끼는 괴물일지언정 아무렇지 않게 찌르고 자르고 살을 먹을 생각을 했다는 점을 볼 때
클락은 사실 폭력성이 굉장히 짙은 사람으로 보이고
또 내 추측이지만 클락이 바버라에게 엄청난 폭력을 행해서 집도 돈도 뺏긴 채 헤어지게 된 게 아닐까 싶어

그리고 역할극 때 빨간머리 괴물의 머리카락을 굳이 잘라서 메리에게 씌운 점,
클락의 괴물이 나타났을 때 빨간머리 괴물만 괴성을 지르며 도망간 점을 생각해보면 저 괴물은 바버라의 사본이 아닐까 싶기도 해

클락이 메리와 역할극을 하자 메리가 상담을 포기하고
"나 치료못해!! 걍 그대로 살아!" 이러니까 클락이 "ㅇㅋㅇㅋ 그럼 이대로 살아야지ㅠㅠ" 이러잖아?
이때 갑자기 클락의 해적괴물이 나타나지
여기서 클락이 괴물과 이미 잘 아는 사이마냥 "괜차나 우리 이대로 살아도 된대" 라고 달래는데도 먹히잖아?
난 이걸 이렇게 해석했어
클락은 이미 현실에서 집도 뺏기고 장사 안되는 가구점에서 아등바등 사는데
나만 존재하는 듯한 미지의 거대한 공간이 주어졌고 여기서 뭘 하든 누구도 몰라
심지어 메리를 만났을 때는 백룸이 마치 집같다고도 했잖아
괴물이 없어도 정병걸릴 듯한 비정상적인 공간인데 어케 이런델 집으로 여겨ㅋㅋㅋ
사실상 이쯤 됐으면 백룸의 괴물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그래도 그는 변화할 수 있는 존재였잖아? 백룸에 존재하는 원본의 조악한 사본과는 달리...
그런데 메리와 역할극을 하면서 결국 "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순간
원본이 괴물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해적괴물이 클락을 먹어치운게 아닌가 싶어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반복되는 말 중 하나로
우리에게는 반복되는 루프가 있고, 이게 가장 저항이 적은 신경경로라는 말이 두세 차례인가 나왔거든
이 말대로 클락은 폭력으로 시작해 결국 스스로의 가장 폭력적인 모습에게 죽었다는 루프를
메리는 매번 유리창 안에서 창을 깨지 못한 채 좌절하는 루프를 겪었어
백룸이 무한히 이어지는 방의 미궁이듯이...

혹시 다른 감상도 있으면 남겨주라
재밌게 봐서 다들 어떻게 봤는지 궁금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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