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sm을 굉장히 잘 알고 있다고만 할게)
일단 원제인 필리언 = 뒷자리에 앉는 사람인데
그냥 일상생활에서도 '목줄'자체가 bdsm 용어가 아니지만
bdsm에서 '목줄'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유추가 가능한 것처럼
넌 목줄을 쥐는 쪽이야? 감는 쪽이야?같이
필리언도 똑같음
넌 라이더야? 필리언이야? <- 이 맥락임
그래서 한국 제목인 '뒷자리에 태워줘'가 굉장히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너무 주도적이라)
결국 영화가 '태워줘'로 끝나잖아? 그래서 잘 정했다고 느껴졌음
일단 난 이 영화를 로맨스 영화로 보지 않았고
성향자들은 더 그렇게 느낄 듯
진짜 잘만들어진 bdsm영화라고 느낄거고 거기에 판타지를 껴넣은거지
여기서 판타지란 덬들이 불편하게 여기는 요소들이랑 똑같을 것 같은데
현대 bdsm에서 저럴 수는 없을거라고 봄
bdsm 자체가 남들이 보기에는 학대-피학, 가스라이팅-복종으로 여겨짐
그렇다보니 사전 동의나 취향 파악이 엄청 중요함
괜히 성향자들이 빽빽한 성향표 서로 공개하는 것 아님
사전 동의랑 취향 파악 없이는 자칫하면 감빵행이잖아?
동의랑 취향 파악 있어도 자칫 범죄로 연결되기 쉬운 판인데 말도 안 되지
그러니까 갑분 밥 차리게 하고 심부름 시키고 <- 이건 오케이의 영역
그 오케이의 영역을 소통 없이 갑자기 시킨다? <- 이건 판타지의 영역임
이 불편한 판타지 요소 =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함
이 영화는 철저하게 콜린이 주인공이고 콜린의 욕망적 성장이 주야
레이는 그저 콜린을 각성시키고 성장시키기 위한 재료일 뿐이지
일단 콜린도 레이를 사랑한다고 느껴진 적 없음
오히려 콜린에게 레이가 잘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만한 키링같은 존재인 거지
질투심이나 집착 헌신이 사랑같지는 않음, 잘해봐야 몸정 정도
콜린은 일상에서도 지시가 내려지면 따르는 존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모욕에는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임
관계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멍은 때려도 그것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도 않음
그걸 기적처럼 알아봐서 훅업한 사람이 레이인건데
레이는 과거에도 이런 관계를 많이 겪어본 사람이고
같은 형태의 관계의 종말도 여러본 겪어본 사람으로 보임
항상 비슷한 형태로 관계를 끝냈을 것
(bdsm에는 파트너를 연애상대로는 절대 못 보는 사람들이 있음, 레이는 그런 사람임)
이런 상태에서 엄마 가슴에 대못 박은 건 별 생각 못 하다가
엄마가 죽고 나서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가 원하는 게 단순하게 명령만 따르는건가? 라는 의문이 생기고 난리 버거지를 피우다가
필리언에서 드라이버가 되는 순간 스스로 이 역학관계에 대한 깨달음이 생기는 거지
레이에게 '데이오프'를 요구하기 전에는
콜린이 뭘 좋아하는지 나온적이 없어
어떤 플을 좋아하고 뭐에 욕망하는지
헌신하는 쪽 =/= 끌려다니는 쪽
이라는 걸
헌신하고 봉사하는 쪽도 주도할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은 거야
제일 첫장면, 중간에도 운전석에 앉은 적이 없음
항상 수동적인 입장이었던 거야
그래서 그 빤스 바람으로 라이딩 하는 게 그렇게 오래 연출 된 거임
콜린이 그걸 깨달았다는 걸 레이도 깨달은 것으로 관계의 파국이 온 것
헤어지기 전 '데이오프' 때 보면 레이가 계속 콜린의 주도성을 강요하는데
콜린은 그걸 신나서 해
레이가 원하는 건 주도성이 없는 섭이고
콜린은 사실 주도성이 있는 걸 좋아하는 섭인 것임
결국 콜린은 이 영화가 시작할 때 있는지도 몰랐던 자신의 욕망을 레이로 인해 깨닫고
자신이 어떤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 지 깨닫게 되면서 영화가 끝나
콜린은 레이와 있을 때 깽판 부리기 전까지 한 번도 뭔가를 자발적으로 한 적 없어
그런데 마지막 파트너를 만났을 땐 자발적으로 신발끈을 묶어
그래서 진짜 성장서사 맞음
bdsm적으로 보면
내가 걍 자발적 노예인 줄 알았더니 난 연디(연애+디엣)를 좋아하는 sub이네?
이 깨달음인거고
영화적으로 보면
아직 자기 안의 욕망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던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깨닫고 그 앞에 솔직해지는 성장스토리임
그래서 스카스가드의 잘생긴 얼굴+그림 같은 몸매가 더 중요한 것임
레이가 거기 나왔던 다른 dom과 같이 평범했다면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관계
콜린의 그 엄마소개로 만난 남자 때 동태 눈깔만 봐도
이미 무릎 꿇리고 오랄 시켰을 때 뒤돌아가서 가버릴 확률 100%
그럼 욕망을 마주하게 되지 못하고 영화는 그냥 그대로 범죄물 되어버렸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