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에 대해서도 매염방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처음엔 그냥 배지가 특이하니 예뻐서 ㅋㅋ 가려고 했는데
자리를 못 잡아서 대충 포기하고 있다가
오늘 자리가 좀 나더라고? 운 좋게 괜찮은 좌석 잡아서 갔어
요 근래엔 첫눈 영화들은 일부러 사전 정보 하나도 없이 봤는데
이번엔 시대극 같아서 기본적인 줄기라도 알고 가는 게 좋겠다 싶더라고
그래서 찾아봤는데 신분을 뛰어넘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래
근데 무슨 공포 스릴러 귀신 얘기도 있는 거임 여기서 흥미를 느낌 ㅋㅋㅋ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맞는데
쌍방의 그것이냐 하면 답하기 모호한
장국영이 아닌 매염방이라는 배우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물론 장국영도 너무너무 매력적으로 나옴!)
되게 뻔하면서도 군데군데 예상 밖인 특이한 작품이어서 정말 재밌었어
매염방, 그러니까 극의 '여화'에게 이입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게끔 그가 처한 상황, 처지, 굽이치는 감정을 너무나 잘 보여주더라고 가슴이 아플 정도로...
손 한 번 잡는 것조차 쉬이 허락하지 않던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던 1930년대의 최고 인기 기생
아낌없이 순정을 바치는 사랑스러운 연인
영원의 약속을 한 점 의심 없이 믿으며 홀로 긴 세월을 기다린 잔인하도록 순수한 망자
나는 현대의 사람들이 여화를 미친 여자 취급하고 여화가 주눅들어 슬픈 표정을 짓는 그 장면들이 진짜 너무너무 아파서 울었음 ㅠㅠㅠㅠㅠ
근데 여화는 죽기 직전에도 그런 취급을 받았잖아 다른 사람도 아닌 가장 사랑하는 남자의 가족으로부터(어쩌면 그 남자조차도)
진진방이 50여 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게 오히려 좋았음 상상의 여지가 더 짙게 남는 것 같아서
깊게, 오래 후회했을까? 여화를 잊지 못해 방랑한 걸까? 여화의 분첩으로 화장하지 못해서 멋진 가극 배우가 되지 못한 걸까? 아니면 여화를 원망했을까?
이렇든 저렇든 여화가 이제라도 떠나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음... 낡은 사랑일랑 고이 접어두고 여화야 다음 생에는 아프지 않은 사랑을 해야 한다 ㅠㅠㅠㅠㅠ
그리고 여화가 만난 '귀인들'이 좋은 사람들이어서 마음 좋았다... 과거 사람의 지독한 사랑을 보며 희로애락을 함께한 아정과 아초가 마냥 즐거운 사랑을 누리길 바라게 됨


보고 나니까 배지 진짜 잘 뽑았구나 감탄하게 됨
내려가기 전에 한 번 더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