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햄넷>은 어떤 부류의 슬픔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나.
우리도 가끔은 슬픔에 마비될 때가 있지 않나. 그대로 얼어붙는다. 슬픔은 정의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경계가 없고 모든 것을 집어삼킨 채 시간을 초월한다. 그럼에도 관객이 두 가지를 기억해주면 좋겠다. 첫째, 슬픔은 우리를 상실로부터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그릇이다. 인간은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태어날 수 있다. 둘째, 슬픔은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무언가를 그토록 깊이 애도하는 것은 그 대상을 지극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애도의 능력은 사랑하는 능력과 같다. 만약 관객들이 <햄넷>을 통해 마음이 아팠다면 그건 이들의 사랑이 가닿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슬픔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아들 햄넷을 연상하는 연극 <햄넷>을 본 아녜스는 비탄의 눈물을 흘리기보다 알 수 없는 미소를 띠고 극에 적극적으로 빠져든다.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사실 아녜스가 연극배우의 손을 잡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아녜스는 좋은 관객은 아니다. 오히려 소란스럽다. 하지만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 사람으로서 이제는 애도의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그 장면이 가진 힘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9453
정말 아름답고 슬픈 영화였어.. 전문 읽어보는 걸 추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