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지정을 예고한 가운데, 당일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영화관 등에서는 수익성이 악화할까 난처한 분위기다.
민간이 전적으로 할인 부담을 지는 상황에서, 할인 혜택 확대가 객단가(매출액을 관객 수로 나눈 값으로 평균 판매 금액)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에 민간이 동참하는 사안을 두고 각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향유 확대를 위해 문화시설 이용료 할인과 개방 시간 연장, 문화예술행사 등이 이뤄지는 날로 문체부 장관이 지정한다. 영화관에서는 통상 평일 저녁 일반관 기준으로 1만5천원인 영화 티켓을 7천원에 제공한다.
할인 혜택은 국공립 문화예술기관과 민간이 정책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영화 티켓값 할인은 정부 보조 없이 민간이 전적으로 부담한다.
민간이 할인 부담을 전적으로 지는 상황에서 '문화가 있는 날'이 늘어나면 극장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관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관과 배급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티켓 매출을 영화관과 배급사가 나눠 정산하는 구조라 티켓 할인은 배급사에도 부담이 된다.
배급사 관계자는 "티켓값 7천원은 주중 요금의 절반 수준"이라며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하게 되면 객단가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티켓값이 비싼 주말 관객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산업 규모와 관객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할인 정책으로 인한 관객 수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원 없이 극장과 배급사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선 영화 티켓값이 비싸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이에 정부는 구독료를 내고 극장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보는 '구독형 영화 패스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관객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다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인프라에 대한 근본적 정책 방향에 관한 논의 없이 가격 정책만 논의되는 게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관객들을 영화관에 많이 오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주토피아 2' 사례 등을 봤을 때 정말 티켓값이 비싸서 관객들이 극장에 오지 않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작품만 훌륭하면 현재 가격 수준으로도 얼마든지 관객은 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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