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영화제작동아리에서 시나리오팀이었거든. 기차에서 심심해서 작업물 꺼내서 읽어보고 있었는데(최종본 아님) 옆자리 남자가 힐끔힐끔 보더니 말을 걸더라.
그거 뭐에요?
네? 아 그냥.. 이야기에요.
시나리오에요?저도 봐도 돼요?
눈 초롱초롱 빛내면서 묻길래 걍 줬거든. 귀찮아서. 근데 받자마자 시나리오 이렇게 쓰는 거 아닌데? 라는 거지. 형식에 대한 얘기더라고 ㅋㅋㅋ 최종본도 아니고 그냥 되는대로 갈겨놓은 거였는데 좀 당황스럽더라. 그래서 걍 아~네~ 하고 마는데 갑자기 안경 척 포즈를 하더니 나한테 시민케인 보셨어요? 라고 하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ㄲㅋㅋㄲㅋㄲㅋㅋㄲㅋㄲㅋㅋ 얼굴은 기억안나는데 그때의 그 목소리 톤과 분위기를 잊을수가 없다 ㅋㅋㄲㅋㅋ 아, 네. 했더니 어~안 본 것 같은데에~? 라고 반말하며 시민 케인이 말이죠 영화사에서 어쩌고하면서 얘기 시동 걸길래 저 시민케인 볼때마다 졸아서 욕 처먹고 각잡고 앉아서 본 영홥니다. 그만하시죠. 그거 주시고요. 라고 대화차단해버린 적이 있음. 스몰톡하는 거 좋아하는데 이 사람은 그냥 두면 끝없이 말할 것 같아서. 그 이후로 영화제때 gv빌런 만날 때마다 그때 그 사람이 떠오르면서 너도 이러고 다니냐 싶고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시민케인 청년 아니 이제 아저씨겠네, 요즘은 안 그러고 다니죠..? 진짜 아저씨 덕분에 시민케인 절대 못 잊는 영화가 되어 버렸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