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영화학교 시절 자료, 만화책, 희귀 스토리보드까지: 아카데미 박물관 ‘감독의 영감’ 전시에서 공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작품상을 수상하며 역사를 쓴 이후,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자본주의 풍자극 《미키 17》을 공개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그의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기념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번 일요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하는 아카데미 박물관의 전시 ‘감독의 영감: 봉준호’는 이 사랑받는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완전히 초점을 맞춘 첫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기생충》에 등장한 수석, 《괴물》 촬영 당시 실제 사용된 슬레이트,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만든 영화 동아리 광고물 등이 포함된다. 당시 그는 《파리, 텍사스》, 《동경 이야기》, 《분노의 주먹》 같은 고전을 상영했다.
전시 큐레이터 미셸 푸에츠는 지난 2년간 봉 감독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며, 80~90년대 초창기 그림에서 시작된 봉 감독의 스타일 변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연세대 학부생 시절 그가 직접 그린 만화에서 시작해, 지금까지의 모든 스토리보드를 관통하는 흐름을 볼 수 있어요,”
전시와 함께 봉 감독의 대표작 상영도 이어진다. 3월 23일 《옥자》 상영에는 봉준호 감독과 스티븐 연이 직접 참석하며, 이후 《설국열차》, 《기생충》, 《살인의 추억》 (4K 버전), 《괴물》과 《마더》 (35mm 프린트)도 상영될 예정이다.

《기생충》(2019)의 포스터 및 삽화
박 사장 가족의 사진이 재현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한국 중산층 가정을 묘사하는 초상화로 전시되었다. 영화 속 다송이가 그린 그림들은 작가 Zibezi와 협업해 제작되었으며, 해당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유쾌한 순간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기생충》의 수석
행운을 상징하는 수석은 영화의 상징적인 소품이기도 하다. 박 사장 가족의 희망에서 몰락, 그리고 폭력으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수석은 14세기부터 한국에서 수집되었으며, ‘감상석’ 또는 ‘문인석’으로 불리기도 한다.

《설국열차》(2013)의 총알 및 기타 소품
극 중 등장하는 총알 소품과,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메이슨 장관의 군장 메달이다. 해당 복장은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의 사진을 참고해 디자인되었으며, 스윈튼은 무솔리니와 김일성의 말투 및 태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마더》(2009)의 스토리보드와 스케치북
《마더》의 원본 스케치와 촬영 대본. 봉 감독은 꼼꼼한 스토리보드로 유명하다. 《살인의 추억》(2003)의 원고, 드로잉, 스토리보드도 함께 공개되었다.

봉준호의 어린 시절 만화 사랑
영화감독으로 알려진 봉 감독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접한 만화책들이 그의 첫 예술적 사랑이었다. 연세대학교 재학 중에는 교내 신문에 직접 그린 만화를 연재하며 독특한 시각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봉준호가 꼽은 인생 영화 20편 & 개인 소장 ‘싸이코’ 포스터
아카데미 수상 당시 마틴 스코세이지 등 여러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 봉 감독답게, 전시에서는 그의 영화적 스승들을 조명하였다. 푸에츠가 봉 감독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그의 책상에 놓인 다양한 영화 기념품에 감명을 받았고, 함께 만든 포스터 월에는 《양들의 침묵》, 《바톤 핑크》, 《조디악》, 《싸이코》 등이 포함되었다. 이 중 《싸이코》 포스터는 봉 감독의 개인 소장품이다.

영화 동아리 '노란문' 오리지널 포스터
군 복무를 마친 후, 봉 감독은 연세대학교에서 영화 동아리를 설립하였다. 이 동아리에서 다양한 고전 영화를 상영하고, 분석 세미나를 하며 봉감독은 영화에 대해서 배웠다. 봉 감독이 직접 그린 오리지널 포스터도 이번 전시에 포함되어 있다.
Bong Joon Ho Career Retrospective on Display at Academy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