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는 내내, 이후로도 많은 생각이 든 영화인데 몇가지 생각 정리하는겸 적어보는 후기
특히 생각이 많았던 부분이 두가지인데, 이 영화에 배경 설명이 없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마치 악역처럼 보일 정도로 냉정한 부분에 대해서야.
첫째로 이 영화는 이미 미국 내에 내전이 터진 상태에서 시작하는데,
정확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누구랑 누구랑 편먹고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배경 설명은 없어.
(대통령이 연임하고, 선공했다는걸로보아 독재하려다 실패한 뉘앙스이긴해)
근데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진짜 중요한 점 같음.
실제로 현대 사회의 전쟁이 이런 양상이기 때문에,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혐오와 분열의 전쟁을 미국으로 장소만 옮겨온거지.
주인공 일행이 중간에 만난 두 군인(TTT이미지)이 이 내용을 직설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해.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냥 나를 공격하기 때문에 나도 공격한다는 대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전쟁의 민낯을 가장 직접적이고 선명한 방법으로 보여주기 위해 종군기자의 눈을 빌린 것 같아.
둘째로 다들 충격이 컸던 마지막 엔딩장면.
나도 사실 처음 영화 볼 때는 제시가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거든. 제시 때문에 리가 희생당했다고 생각해서.
근데 생각해보면 리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은거야.
리는 그간 전쟁의 참사를 봐왔고, 결국 그 전쟁이 고국에서도 일어났음에 절망하고 있었지만
사실 젊은 시절의 리 역시 제시와 같이 불타는 사명감과 미쳐버린 열정이 있었으니까.
리 역시 종군기자의 사명으로 그동안 목격한 수많은 죽음에 손 내밀지 않았고, 그래서 더 이해할 것 같더라고.
그리고 마지막 조엘이 진짜...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그들이 애초에 목숨걸고 워싱턴으로 향한 목적은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였잖아.
그걸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새미의 죽음에도 그렇게 슬퍼하고 절망했던거고.
근데 리의 죽음에 슬퍼하고 머뭇대다가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를 놓쳤다면? 난 조엘이 그거야말로 견딜 수 없었을거라고 생각해.
결국 조엘이 새미와 리의 죽음을 개죽음으로 끝나지 않도록, 동료들과 함께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어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