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보통의가족) 봤당
548 4
2024.10.16 22:11
548 4

giDpRh
 

영화를 한참 보다가 진행된지 30분 지난 시점에서 
그런 생각을 했음

 

'아니, 사건이 언제 벌어지지?' 

 

입장 시간과 퇴장 시간이 티켓에 쓰여 있으니
100분 좀 넘는 영화라고 보면 그 때 쯤은  
큰 게 하나가 터져줘야 하는데 영화 내용상으론 
그럴만한 일이 안 벌어지고 있는것 같았기 때문임 

 

물론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가긴 했지 
홍보 문구에 나와있으니까 
그리고 이런 의문을 가지자마자 얼마 후에 
이야기 전체가 뒤집힐만한 사건이 시작되었음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보통의 가족'은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시점에서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어서임 

 

비결은 아무래도 감독의 가차없는 
인물 묘사에 있을텐데

모든 주인공들과 거리를 둔 상태에서 


당사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인물상과 
그 행동이 묘하게 어긋나고 있는 걸 계속 보여주어 
그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미묘한 긴장을
끊임없이 일으켰기 때문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상태에서도 주인공들의

삶을 마주하는게 흥미로우면서도 싫은 

거리낌과 불안함이 있었음 

 

'보통의 가족'의 스토리 전개는 길다란 활시위를 
계속해서 당기는 걸 보는 것과 같음  

 

어떤 일이 분명히 벌어지게 되어 있고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그 처절한 밑바닥에 닿기까지 
어느 정도 강도로 갈등이 벌어질지는 
쉽사리 예상할 수가 없는 

 

이런 내용은 인물 묘사와 타이밍 조절이 
정말 중요하고 쓰기가 매우 어려운데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 
놀라운 순간들을 보여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몇번이나 감탄하였음 

 

높은 밀도와 서스펜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냉정한 블랙 코미디이기도 하고 

 

이런 시선을 유지하며 끝까지 끌고 가는 건 
보통 역량이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크레딧을 보면서 작가 이름까지 확인하고 일어났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좀 더 확인하다가 약간 실망하였음 ㅠ 

 

'보통의 가족'은 '더 디너'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탈리아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이며 
이미 같은 내용으로 영화가 네 번 만들어졌다고 함 

 

좋게 말하면 검증된 이야기를 갖고 온 것이지만
리메이크 영화는 원작을 보아야만
분명한 평가가 가능한거라서 

 

'완벽한 타인'처럼 작중의 모든 중요한 부분을 
원작과 복제품처럼 똑같이 만든 내용과 

 

'콜'처럼 창의력이 발휘된 리메이크작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는 없는것이기에 

 

그래도 나는 이 영화를 좋게 생각하려고 함 


이탈리아 원작에서 많이 발전시켰을 수도 있고

어쨌든 결과물만 봤을 땐 올해 나온 
한국 영화 중에 제일 재미있었음


오리지널 대본이었으면 아마 허진호가 말년이 되어

젊은 시절에 만들었던 명작들에 필적하는 

커리어 최고작을 만들었구나 ㅠ 하고 생각했을것임 

 

배우들의 연기력에 크게 좌우되는 내용으로
작중 모든 배우들이 훌륭하지만 특히 김희애는 
이 영화로 이런저런 여우주연상 후보에
많이 오르지 않을까 함 

 

그보다도 더욱 눈에 띄는 존재는 장동건인데
감독이야 원래 친했다고 하니 좋은 의도로 
이 사람을 캐스팅했을테고 
배우가 형편없이 나빠진 본인의 이미지를 일부러 
이런 역할에 사용할 리는 없겠지만  

 

공교롭게도 장동건이 이 역할을 맡으면서
작중에서 그리는 것보다 훨씬 그 힘이 강해져 
처음부터 끝까지 이 인물에 대해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효과가 있었음 

 

몇몇 장면은 정말 잔인할 정도로 잘 어울려서 
좀 미안하지만 이 사람을 싫어할수록

오히려 이 내용에 
더 몰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음 
 
장동건 필모 사상 최고의 연기였음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tvN 별들에게 물어봐 X 더쿠✨] 2025년 새해 소원 빌고 별들이 주는 선물 받아가세요🎁 378 24.12.30 56,87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392,51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542,10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168,93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670,447
공지 알림/결과 CGV IMAX 스크린크기 와 등급표 (24.12.17 갱신) 19 24.12.17 3,224
공지 알림/결과 CGV , LOTTE CINEMA , MEGABOX , CINE Q ~ 프로모션 할인쿠폰 도전과 사용법 56 22.12.16 112,680
공지 알림/결과 🏆🔥 더쿠 영화방 덬들의 선택! (각종 어워드 모음) 🔥🏆 6 22.08.22 93,970
공지 알림/결과 🎬알아두면 좋은 영화 시사회 응모 사이트 정보🎬 45 22.08.15 142,443
공지 알림/결과 📷 포토카드를 만들어보자٩(ˊᗜˋ*)و 포토카드에 관한 A to Z 📷 22 21.10.25 121,231
공지 알림/결과 📣📣 영화의 굿즈는 어떻게 받을까🤔? 자주하는 굿즈 질문 모음 📣📣 27 21.10.19 147,267
공지 알림/결과 영화방 오픈 안내 11 18.08.20 99,57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72984 스퀘어 '데데디디 : PART 1' 1주차 관람경품 증정안내 / CINE Q 19:50 9
272983 잡담 러브레터) 고딩 남자애들 무리가 단체로 보러 들어와서 좀 당황했음 ㅋㅋ 1 19:46 51
272982 잡담 수원역 cgv 사라지고 메박 들어와서 매우 심기 불편했는데 19:44 43
272981 잡담 러브레터) 난 러브레터 보면 항상 묘하게 찝찝함 19:41 49
272980 잡담 혹시 명필름아트센터는 특전수량 같은거 모르나? 19:39 12
272979 잡담 러브레터) 워터홀이니까 앞으로 특전 쭉쭉 내주겠지? 5 19:39 38
272978 잡담 근데 이번에 러브레터 특전 겁나게 많이 나올거같다 19:38 27
272977 스퀘어 러브레터) 공계에서 올려준 배경화면 모음❄️ 4 19:36 48
272976 스퀘어 러브레터) 30주년 기념 스페셜 포스터 모음 2 19:33 79
272975 잡담 보고타) 보면서 내내 든 생각 (쓸데없는 걱정) 4 19:22 54
272974 잡담 시빌워) 존잼쓰....영화 내내 총소리에 튀어오를뻔 2 19:19 53
272973 잡담 터미널 보는중인데 처음에 그 국장?이 (결말스포 금지!!) 1 19:09 24
272972 잡담 러브레터) 러브레터 재개봉 봤는데 예전이랑은 감상이 또 다르다 5 19:05 115
272971 잡담 시빌워) 좀 싱겁다... 19:01 67
272970 잡담 📢나눔 먹튀 관련 더쿠 공지부분 8 19:00 246
272969 잡담 하얼빈 미쟝센보다 시나리오에 더 투자했더라면,,,, 1 18:58 114
272968 잡담 슬덩 안본눈에 원작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14 18:42 171
272967 잡담 슬램덩크) 퍼슬덩 용아맥 월요일 열림 1 18:38 62
272966 잡담 러브레터 오티랑 도서카드 수령 완 5 18:22 127
272965 잡담 만약에 덬들이 컨택트 여주 같은 상황이면 어케 할거야? (스포있음!) 9 18:22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