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잡으려면 나도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떠오르고...
영화를 보고 난 뒤, 켈리앤은 과연 이후에 제대로 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ㅠㅠ
그녀가 왜 슈발리에의 재판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왜 다크웹에 잠입해 스너프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지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음. 단순한 호기심이었을지, 검경이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카미유의 동영상을 찾겠다는 정의감이었을지, 계기가 무엇이든지간에 좋은 집을 두고 노숙까지 해가면서 재판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그녀의 모습은 솔직히 정상인의 범주에서 이미 벗어나 보임.
살인범에게 이상한 연민과 감정의 동조를 느끼는 클레망틴 또한 굉장히 비정상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지만 최소한 그녀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라도 함. 자기허상적인 믿음에 휩싸여 살인범을 옹호했지만 실재하는 살인 동영상을 목도한 뒤론 생각을 바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에서 아직 인간성이 남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켈리앤은 클레망틴이 손을 뗀 이후에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점점 더 이해하기 힘든 이상행동을 함으로써 불안감을 엄청 고조시킴. 재판 참관석에 앉아 금발 가발에 파란 렌즈, 교정기를 끼고 교복 차림으로 슈발리에의 시선을 끄는 부분에서는 진짜 말그대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는데 사건을 쫓다가 점점 피해자와 연쇄살인에 함몰되어 정신이 무너지고 있는게 느껴져서 너무 소름 끼치고 공포스러웠음 😵💫 제일 피크였던 장면이 다크웹 경매를 통해 손에 넣은 카미유 살해 동영상을 유족에게 증거품으로써 전해주려 집에 몰래 숨어들었을때였는데 죽은 아이의 방 침대에 걸터앉아 무음 + 플래쉬 터트리며 셀카 찍는거... 나 진짜 여기서 까무러치는줄 알았음 😱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 한다;;;
카미유와 유족을 위해 그리고 슈발리에의 유죄 확정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모델 커리어까지 희생해가며 다크웹에 잠입해 증거물을 손에 넣은 집념은 정말 대단하고 의로운 일임에는 틀림없음. 그런데 그 과정에서 켈리앤의 정신세계는 과연 안전했을 것인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괴로워짐. 너무나도 잔혹한 심연을 이미 한 번 들여다본 그녀가 자신을 심연에게서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