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리거나 잔인한거 별로 없다고 그래서 봤는데
정말 별로 없더라
여차저차 극호로 봄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얘기 듣고 봤는데 하나도 안지루했어
헤결이랑 음감이 같은 분인듯?
영화보는 내내 돈받을 결심... 이러면서 봄 ㅋㅋ
--- 이 아래로 곡성도 스포있음
영화 보고 나오니까 곡성 생각이 났음
곡성을 느와르로 만들면 이런느낌일까 싶은
호러라는 건 아니고
곡성도 보고나서 이 영화에서 결국 아쿠마가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않구나, 했거든.
영화내내 아쿠마 찾기로 만들어놨지만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리볼버도 결국 리볼버가 맥거핀인 것처럼
영화 스토리 전체가 맥거핀이구나, 싶었음
누가 누굴 죽인게 뭐시 중헌디!
영화 초반부터 모르는 이름이 잔뜩 나오면서
이름 기억하기 바쁘잖아
그래서 관객은 하수영의 돈을 가져간게 누구고, 왜 그랬고,
이런걸 추리하게 된단 말야?
그 와중에 끊임없이 나오는 이름들과 등장인물들의 말말말
그런데 인물들이 늘어나고 정보가 늘어날수록
진실은 더 알 수 없고
심지어 등장인물들이 진실을 묻기로 하고 영화가 끝나버려
근데 영화가 말하는건 생각보다 심플한거 같아
감정.
감정이 가는 곳을 따라 돈도 따라가고
돈이 없으면 충성이 따라가네
황정미가 왜죽었고 왜나왔고에 집중하다가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는가를 놓치는 거지
아마도 임석용은 불륜상대인 하수영에게 집을 사주고 싶었던거 같음
하수영이 형을 산 건 임석용을 지키고 싶었던거고
신동호는 자기 마음이 거절당하니까 복수한거고
정윤선이 전남편에게 휘둘린것도, 하수영을 지킨것도, 그냥 심플하게 좋아서 그런거
이 모든 걸 보여주는 게 '엄마'
그레이스가 앤디 뒤치닥꺼리를 한 이유도 아들을 사랑하니까.
앤디도 그레이스의 어두운 일을 처리하고 마약하고 한 이유가 아마도 엄마에게 버림받기 싫어서.
아마 그 대령님도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 그레이스랑 말하는 거 보면 부녀사이같진 않지만 어떤 형태이든 사랑이 아닐까.
영화는 계속 인물들의 얼굴을 클로졉하는데
거기에는 감춰져있거나 없어보이는 감정이
영화내내 흘러다니는 느낌을 받음
하수영은 자신이 받았던 감정, 그리고 교도소에 가면서 잃었던 시간과 인생의 빈자리를 돈과 집으로 채우고 싶었겠지만
교도소에서 생긴 흉터같은 것들이 뭘 더 채운다고 사라지겠어, 새로운 흉터만 생기지.
그돈을 얻는 곁다리로 정윤선이 생겼지만
하수영은 그걸 알까?
잘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