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관 운이 안 좋았어
상영관에 앉아있는 열댓명의 관객들 중에
웃는 사람이 없더라구 ㅠ 분명 웃긴 영화였는데도
나 혼자 낄낄거리기 민망했음
원작은 스웨덴 영화 COCKPIT임
엔딩 크레딧에 제목만 후닥닥 지나감
정식 수입된적은 없는 것 같고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영화제 같은걸로 소개될 때 '파일럿'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들어왔더라고.. 그걸 그대로 가져다 쓴듯
그 내용이 궁금해서 잠깐 찾아봤는데
역시나 꽤 많이 바꾼 것 같음
원작에서는 남주가 OOO으로 짤리는게 아니거든
해고 사유 및 그에 관련된 갈등들은 전부 각색이고..
성차별과 관련된 주제의식은 그대로 갖고 온거 같은데
아주 효과적으로 쓰인 건 아님.
예민한 주제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 느꼈음
이런 부분들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사람들은
끝까지 거슬릴 수 있음 ㅠ
사실 궁금한 건 조정석이 여장 파일럿이 되고 난 뒤에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거였는데 우려했던 대로
뭐가 특별하게 있는 건 아니더라고..
주인공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영화임
그래서 중반부 몇몇 에피소드들이 특별한것 없이
그냥 술렁술렁 넘어가는 느낌이었음
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 그렇지는 않은 것이
끊임없이 계속 웃기려고 하는데다
여장한 조정석을 보는게 재미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잘되면 전적으로 조정석의 공이겠다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더라고.. 당연히
예쁘다 ,감쪽같다! 완전 상여자!
이런건 아니고 ㅎㅎ 재기발랄한 코미디언 같은 느낌으로
능청스럽고 귀여움. 스타 파워에 크게 의존하는 작품인데
이걸 할 수 있는 배우가 거의 없음
그리고 클라이막스랑 엔딩신이 좋음
16부작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재미있으면 왠지
앞부분도 괜찮은 것처럼 여겨지듯이
마지막 장면을 아련하게 잘 찍어놔서 왠지
괜찮은 영화를 보고 나온듯한 착각이 들게함 ㅎㅎ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종류의 코미디이고
예전부터 이런 영화들이 꽤 많았는데
파일럿을 보고 뭔가 이런걸 하나 더 보고싶다!
라고 한다면 1980년작 더스틴 호프만의
'투씨'를 추천함. 이 방면의 제일 유명한 영화이니까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ㅠ
4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고
파일럿에 있는 중요한 부분들은 투씨에
거의 다 들어있음
https://www.youtube.com/watch?v=IaSsii5UpT8